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올해 미국 대선에 무소속으로 출마 뒤,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을 지지하면서 사퇴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4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됐다.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 연합뉴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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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케네디의 10가지 음모론과 거짓 주장10 RFK Jr. conspiracy theories and false claims, in his own words’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그간 의료계를 경악시킨 케네디 주니어의 음모론을 소개하고, 진위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을 실었다.
우선, 케네디 주니어는 반(反)백신 단체를 설립한 후 약 20년 간 ‘자폐증이 백신에서 비롯된다’는 주장을 오랫동안 펼쳐왔다.
그는 2015년에는 백신 접종이 ‘홀로코스트’와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백신을 맞으면 그날 밤 103도의 열이 나고, 잠에 들고, 3개월 후에는 뇌가 사라진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 의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ine)는 2004년 보고서에서 자폐증과 백신은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결론지었고, 권위있는 의학저널에 발표된 수십건의 논문도 홍역·풍진·볼거리(MMR) 백신이 아동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개념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소아과학회 등의 많은 백신 전문가도 케네디 주니어의 주장을 논박해왔다.
케네디 주니어가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케네디 주니어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해서도 ‘지금까지 만들어진 가장 치명적인 백신’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2021년 루이지애나주가 학생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려 주 하원 청문회에 나와 이런 주장을 펼쳤고, 작년 WP의 관련 질의에도 해당 입장을 고수한다고 밝혔다.
당시 루이지내아주 보건 책임자 조셉 켄터는 해당 발언이 “의도적인 건강 허위정보 유포”라고 비판했다.
한편 그는 동물 구충제로 코로나19를 완치할 수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내놓기도 했는데, 동물용 구충제 이버멕틴과 말라리아약 클로로퀸의 유사 약물인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사용했다면 코로나19 사망자가 적었을 것이라는 것이다.
두 약은 코로나19에 효과가 없다는 결론이 이미 나왔다.
FDA는 이버멕틴을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한 바 없고,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긴급 사용 허가를 냈지만 3개월도 지나지 않아 “효과가 없을 것 같다”며 허가를 철회한 바 있다.
케네디 주니어는 작년 7월 언론 인터뷰에서는 “코로나19는 백인과 흑인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가장 면역이 강한 사람은 아시케나지 유대인과 중국인”이라며 코로나19가 인종을 표적으로 퍼졌다고 말해, 인종차별적이라는 비난을 들었다.
그는 5세대 이동통신(5G) 서비스가 “우리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행동을 통제” 하는데 사용되고 있으며,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근거 없는 음모론도 펼쳤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4일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명하면서 “미국인들은 너무 오랫동안 공중 보건 관련 속임수, 잘못된 정보, 허위 정보에 관여한 산업 식품 복합체와 제약 회사에 짓밟혀 왔다”며 “HHS는 미국의 엄청난 건강 위기를 불러온 유해 화학 물질, 오염 물질, 살충제, 의약품, 식품 첨가물로부터 모든 이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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