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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지켜주겠단 약속 못 지켜…" 조윤선 남편 법정서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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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남편 박상엽 변호사, 최후변론서 "이제 할 수 있는 일 없는 것 같아"]

머니투데이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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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51)의 변호를 맡고 있는 남편 박성엽 변호사(56·사법연수원 15기)가 눈물로 아내의 결백을 주장했다. 조 전 장관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지원배제 명단) 사건으로 기소돼 징역 6년을 구형받았다.

박 변호사는 3일 오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블랙리스트 사건 결심공판에서 조 전 장관을 위한 최후변론에 나섰다. 박 변호사는 "저희가 할 수 있는 말은 '우리가 한 적 없다'고 외치는 것 외에 달리 없다"며 "광화문 광장에서 조윤선 피고인의 흉상을 만들어 화형식을 했던 것도 다시 기억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저희 부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나왔을 때 '차라리 잘됐다. 조윤선 피고인은 정말 아무 것도 모른다는 걸 밝힐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특검 조사를 받아보니 정말 많은 오해가 쌓여 있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조윤선 피고인이 구속된 아침 서울구치소를 갔던 날이 생각난다"며 "기가 막혔지만 참았고, '절대 쓰러지지 말고 의연하고 당당하게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특검 측은 빈약한 증거뿐이며, 이는 시작부터 조 전 장관을 겨냥해 수사를 진행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박 변호사는 "면담 자리에서 검사님이 '어느 순간 조윤선 장관은 아닌가 라고 생각한 적이 있지만 검사는 진실을 좇는 존재가 아니라 사실에 따라 판단하는 존재'라는 말을 한 적이 있다"고 회상했다.

박 변호사는 "검사가 진실을 찾지 않으면 뭘 찾나. 많은 생각을 했다"며 "그후 이 사건 기록과 재판과정을 보면서 검사님의 말뜻을 이해했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는 또 "진실을 위한 많은 자료와 증거는 하나같이 희석돼 있다"며 "인간 기억의 한계와 검찰의 전략설정, 이에 부합하기 위한 관련자들의 취약한 입장이 정리돼있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검사님 이야기처럼 진실과 다른, 소위 사실이라는 것들을 조합해볼 때 조윤선 피고인이 문화예술 지원 배제를 알면서 그간 신념을 뒤로하고 눈을 질끈 감았던 것인지, 국회에서 간도 크게 허위 진술을 한 것인지 등을 판단하는 것은 재판장의 몫"이라고 했다.

박 변호사는 미리 준비해온 글을 읽으면서 울먹이느라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A4 용지를 잡은 손이 떨려 다른 손으로 종이를 잡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은 남편의 변론 내내 휴지로 눈물을 닦았다.

마지막으로 박 변호사는 남편으로서 느끼는 감정도 털어놨다. 박 변호사는 "아내가 구속된 후 집에 돌아와 텅 빈 방을 보면서 한 가지 생각을 했다"며 "결혼해서 데려올 때 마음 속으로 다졌던, 지켜주겠다던 약속을 못 지켰다"고 했다. 박 변호사는 "이제 제가 할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며 "그저 하늘과 운명과 재판 시스템을 믿을 수밖에 없다"고 말을 맺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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