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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중국 골프카트, 개조해 관세회피…전기차처럼 100% 부과해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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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하는 100% 고율 관세가 골프 카트로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은 전략 자원인 희토류 관리·감독을 강화하며 무기화를 예고했다. 세계 양강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보호무역 흐름이 강해지고 있다.

머니투데이

/삽화=임종철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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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내 2대 골프 카트 제조사인 클럽카와 텍스트론특수차는 지난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중국산 골프 카트와 기타 저속 배터리 구동 차량에 100% 관세를 부과해 달라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5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100%로 올리기로 했고, 오는 8월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그러나 골프 카트는 배터리로 구동하지만 전기차와 제품 분류가 달라 100% 관세에서 제외된다.

마크 와그너 클럽카 회장은 28일 성명에서 "중국 기업들이 정부 보조금에 따른 가격 혜택을 내세워 미국 시장을 집어삼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으로 제품을 판매해 미국 기업들을 위기에 빠뜨렸단 주장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중국 골프 카트 수입액은 9억1600만달러(약 1조 2659억원)로 2020년보다 6배 넘게 증가했다. 한 업계 변호사는 중국산 골프 카트가 미국에 건너온 뒤 개조 작업을 거쳐 판매되는 방식으로 높은 관세를 회피해왔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국은 전략 자원인 희토류를 중심으로 자원 무기화에 나설 태세다.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29일 '희토류 관리 조례'를 공포해 희토류 자원이 국가 소유이며 어떤 조직이나 개인도 희토류 자원을 점유할 수 없다고 규정했다. 채굴에서 제련·분리, 금속으로의 가공, 유통, 수출입까지 공급망 전체에 적용된다.

조례는 희토류 관리 시스템을 개선해 공업정보화부와 자연자원부 등 관련 정부 부처의 희토류 관리 책임을 명확히 하고, 현급 이상 지방 정부가 해당 지역의 희토류 관리를 책임지도록 했다. 국가가 희토류 산업 발전을 위한 통일된 계획을 수립하고 새 기술, 공정, 제품, 소재, 장비의 연구 개발과 활용을 장려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조례는 오는 10월1일부터 시행된다.

세계 최대 희토류 생산국이자 수출국인 중국은 그동안 희토류를 경제 보복 수단으로 활용해 왔는데 이번 조례를 계기로 무기화 움직임이 더 강화될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첨단 제품에 빠질 수 없는 희토류를 무기로 반도체 등에서 대중 포위망을 좁히는 미국에 대항하려는 자세를 엿볼 수 있단 지적이다.

미·중 패권 다툼 속에 보호무역은 전 세계로 확산하는 추세다. 유럽연합(EU)은 최근 역내 산업 보호를 위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을 발표했다. 여기에 중국도 반격에 나서면서 무역 갈등은 점점 고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각국의 무역 제한 조치가 2019년 1000여건에서 2023년 3000여건으로 급증했다며, 무역 갈등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을 7%까지 감소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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