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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텀블러 폭탄' 만든 연대 대학원생 "맨체스터 테러에 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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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노컷뉴스

연세대 공학관에서 터진 테러의심 폭발물 (사진=서대문경찰서 제공)


연세대학교 공대 교수 연구실에서 사제 폭발물을 터뜨린 혐의로 체포된 이 학교 대학원생 김모(25)씨는 지난 달 영국에서 일어난 맨체스터 테러를 보고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1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김 씨는 "테러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를 보고 폭탄을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진술했다. 지난달 22일 영국 멘체스터 공연장에서 일어난 자살 폭탄 테러에 착안했다는 것이다.

지난 달 말쯤 범행을 결심한 김 씨는 공학도로서의 지식을 살려 폭탄 제조에 착수했고, 범행 사흘 전인 지난 10일 사제폭발물을 완성했다.

김 씨가 만든 사제폭발물은 텀블러 안 기폭장치가 작동되면 폭발과 함께 사방으로 나사가 튀는 방식의 이른바 '못폭탄'이다. 맨체스터 테러에서 사용된 폭발물과 유사하다.

그는 13일을 범행 날짜로 정하고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이날 오전 3시에 학교 연구실로 향했다.

연구실에 다른 학생 1명이 있었지만, 김 씨에게서 별다른 낌새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김 씨가 3D프린터를 작동시키는 등 열심히 작업을 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김 씨는 오전 7시 40분쯤 폭발물이 든 쇼핑백을 김모(47) 교수 연구실 문 앞에 걸어두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갔다.

한 시간 뒤 김 교수가 상자를 열었을 때, 안에 들어있는 나사들이 튀기는 등 실제 폭발은 일어나지는 않았다. 그러나 김 교수는 양손과 목 주위에 화상을 입고 인근 세브란스 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씨는 최초 경찰조사에서 연구를 하기 위해 학교에 왔을 뿐이라며 범행을 부인했다가 경찰이 김 씨의 자택 주변에서 폭발물을 만들 때 사용된 장갑을 발견하고 추궁하자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살해 의도는 없었다"고 진술했지만 김 교수를 특정해 범행을 계획했다는 것은 인정했다.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경찰이 계속 수사 중이다.

김 교수가 학점을 낮게 줬다거나 영어 학습을 위한 시간을 주지 않았다는 등 학생들 사이의 소문에 대해 경찰은 "김 씨는 그런 진술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 씨의 범행이 대상을 특정했다는 점에서 테러범죄는 아니라면서, 제조 과정에서 위험물질을 얼마나 넣었는지, 실제로 폭탄이 인명을 살해할 수 있는 수준인지 등을 규명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마친 뒤, 이르면 이날 오후 김 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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