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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한은 금리동결…“7월에 성장률 전망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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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가계부채 증가세, 꺾였다고 보긴 어려워”

수출·투자 호조로 전망치 상향 조정 시사

기준금리 연 1.25%…당분간 동결 이어질듯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올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할 뜻을 내비쳤다. 또 이 총재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세가 꺽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하며, 가계소득 기반을 높여주는 근본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25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출과 투자 호조로 경기가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여 오는 7월 전망때 경제성장률을 상향조정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도 “4월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했다”고 말했다.

한겨레

금융통화위원회는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1.25%로 동결했다. 금리 동결 배경을 밝힌 금통위의 ‘통화정책방향’에도 향후 성장률 상향조정의 근거가 담겨있다. 금통위는 소비의 완만한 증가와 수출·투자의 개선 확대로, 국내 경제의 성장 흐름이 ‘지난 4월 전망 경로를 소폭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은 4월에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0.1%포인트 올린 바 있다.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2.8%다.

경제 성장세가 확대되고 있는데도 금리를 동결한 것은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기조적인 물가 상승률을 의미하는 근원 인플레이션율(식료품과 에너지 제외)이 1%대 중반으로 소폭 하락하는 등 수요 측면에서 물가 압력이 크지 않아 통화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분간 기준금리 동결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뜻으로 읽힌다.

이 총재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에 기계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자신의 과거 발언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이 금리를 6월에 올리든, 9월에 올리든 국내 통화정책 기조에는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연준의 보유자산 축소는 장기금리 상승을 불러 부담이 될 것으로 봤다. 미 연준이 24일(현지시각)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5월 2~3일치)을 보면, 거의 모든 참석자들이 “미국 경제와 기준금리가 앞으로도 예상과 같은 모습을 보일 경우 연준 자산을 올해 안에 축소하기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연준 자산은 세계 금융위기 이후 4조5000억달러로 크게 늘었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문제에 대해서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았다. 그는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증가세는 예년에 비춰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증가세가 꺾였다고 확언하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또 "가계의 소득기반을 높여주는 게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선 문재인 정부의 역점 과제인 고용 이슈에 대한 질문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 총재는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추경과 관련해, "재정정책은 일자리 창출과 같은 특정 목표를 이루는데 효과적"이라며 긍정적 태도를 보였다. 앞으로 고용안정을 통화정책의 한 축으로 삼을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좀 더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며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한은의 비정규직 문제도 거론됐다. 이 총재는 "정부의 고용정책과 한은의 인력·예산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비정규직 감축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성과연봉제에 대해서는 "중앙은행으로서 사회적 책무와 조직 경쟁력 차원에서 보면, 성과 중심으로 급여체계를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광덕 이경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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