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과잉으로 보증심사강화
시장양극화, 소외심화 우려
입지ㆍ분양가 꼼꼼히 따져야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대선 정국에 가려졌던 분양물량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미 미분양으로 골머리를 앓는 지역까지 새 아파트가 선보여 투자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2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이달부터 7월까지 전국에 분양이 예정된 물량은 6만여 가구에 달한다. 특히 다음달은 3만2600가구가 주인찾기에 나선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걷히고 경쟁사업장의 눈치보기가 일단락되면서 건설사들이 일제히 새 아파트를 내놓고 있어서다.
문제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정한 ‘미분양관리지역’인 26곳(수도권9곳ㆍ지방17곳)에도 상당한 물량이 나온다는 데 있다. HUG는 미분양주택 수가 500가구 이상인 시ㆍ군ㆍ구를 대상으로 일정 조건 이상의 미분양이 지속되면 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
5~7월 주요 미분양지역에 공급되는 분양물량은 1만2800가구로, 전체 분양물량의 21.7%에 달한다. 5개월째 미분양관리지역으로 묶인 원주시는 이 기간 3908가구가 새로 공급된다. 원주시의 미분양 물량은 지난 3월 기준 1143가구로, 1년 새 10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부터 줄곧 1000~1500가구의 미분양이 쌓여있는 포항시에도 4600가구가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500가구 이상 미분양이 쌓여 있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수요보다 공급이 많다는 의미다. 추가 물량이 공급되면 미분양 문제는 더 심각해질 수 있다.
금리인상 및 경기 침체 우려로 한풀 꺾였던 분양 시장이 최근 살아나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지만 지역별로 차이가 크다는 점에서 관리지역은 개선 흐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 선보인 ‘힐스테이트암사’는 12.2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한데 반해 서귀포시 ‘서귀포화순블루팰리스’는 순위내 마감을 하지 못했다. 더군다나 5~7월 분양 예정물량 가운데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경기도 내 공공택지지구의 사업장이 선보일 예정이다. 수도권의 청약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크다.
관리지역의 분양물량을 통제하거나 조율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관리지역으로 지정되면 분양보증심사가 까다로워지기는 하지만 무조건 HUG로부터 분양보증을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건설사들도 할 말은 있다. 사업부지 매입에서 실제 분양에 들어가는데 수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몇 년간 추진하던 사업을 관리지역 지정을 이유로 멈출 수는 없다는 것이다. 무리한 ‘밀어내기’ 라는 비판에도 건설사들이 분양을 쏟아내는 이유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미분양은 기본적으로 시장상황이 개선되면 해결될 문제”라고 말했다.
해당 지역 예비 청약자들은 입지와 분양가 등을 더욱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히 미분양 해소 전까지 분양권 프리미엄이나 매매가격 상승은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어 투자 목적 접근은 더욱 경계해야 한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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