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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9 (화)

“애들 물려주면 뭐 해, 내가 즐겨야지”…골프 치고 해외여행 가는 요즘 시니어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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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시니어 자산 어디에 쓸까

상속보다 자신의 삶이 최우선
조깅 등 운동 즐기며 건강 챙겨


매일경제

액티브 시니어 [사진=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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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교사로 근무하다 2018년 퇴임한 김영훈 씨(66)는 1년에 두차례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니는 재미에 푹 빠졌다. 여행사 패키지 상품을 선택하지 않고 교통편, 숙박을 사이트에서 일일이 예매하면서 세세한 여행 일정을 직접 짠다. 김씨는 “주위 은퇴한 시니어들이 가족, 친구들과 해외여행을 가거나 동남아로 골프를 치러 가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면서 “나만의 여행 루트를 짜면서 해외에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삶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자녀나 손주를 챙기기 보다는 자신의 삶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시니어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 은퇴 이후 부모로서의 짐을 내려놓고 여행, 운동, 문화생활 등에 시간과 모아놓은 연금을 아끼지 않으면서 ‘나를 위한 삶’을 살겠다는 것이다.

설문조사에서도 이같은 경향은 뚜렷하게 나타났다. 삼성증권 연금자산 상위 10%에 속한 50~70대 1318명 가운데 74.7%는 “모아놓은 자산을 노후 여가활동과 자기개발 등에 쓰겠다”고 답했다. 자산을 아껴서 자녀에게 물려주겠다고 답한 응답은 17.3%에 불과했다.

이들은 자기개발과 여가생활에 적극적 뛰어들어 삶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은퇴 후 평소하고 싶었던 미술공부를 하기 위해 학원에 등록했다는 유용순 씨(64)는 “일할 때보다 은퇴 이후 더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라며 “그림을 그리면 심신이 안정되고 자신감도 생긴다”며 “시니어들 사이에서 그림 그리기가 자기만족도 높고 다른 가족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실용음악학원 메종드뮤직을 운영하는 박미진 원장은 “은퇴를 앞두고 있는 시니어들의 관련 문의도 늘고 있고 실제 1년 이상 장기 수강하는 시니어 수강생들도 꽤 있다”면서 “요즘은 치매예방으로 악기를 시작하는 시니어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 이후 자기개발에 적극적인 시니어들이 늘어나면서 학원이나 대학들은 전용반이나 전용과목을 속속 개셜하고 있다. 일부 어학원은 시니어 연수 프로그램을 내놨고, 필라테스 강좌까지 생기고 있다.

여행업체들도 시니어 고객 잡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노년층에 특화된 여행 프로그램을 내놓은 것은 물론 시니어들을 위한 해외 한달살기 프로젝트 상품도 선보이고 있다.

내년 은퇴를 앞두고 있는 강수철 씨(61)는 모아놓은 재산을 자녀에게 증여하기 보다는 자신의 건강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다. 서울에서 벗어나 수도권 근교로 거주지를 옮긴 강씨는 “매주 주말 아침마다 인근 골프장을 찾아 골프를 즐기고 있다”면서 “ 은퇴 후엔 북적이는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을 벗삼아 나를 위한 노후를 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시니어들은 건강관리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있으며 충분히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은 건강 관리의 비결이라고 답했다. 설문 결과 수면 시간이 6~7시간 사이라고 답한 비중이 42.3%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5시간 보다 적게 자고 있다는 답변은 7.8%에 불과했다.

건강관리를 위해 54.1%는 조깅과 러닝을 한다고 답했고 골프(19.2%), 등산(6.8%), 수영(4.6%), 자전거(4.1%) 등의 운동을 즐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25.1%는 연간 100만원 이상을 기부하고 있다고 답해 사회적 공헌활동에도 높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퇴 이후 삶의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는 39.8%가 그렇다고 답해 만족도가 더 낮아질 것(27.2%)이라는 답변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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