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4월 내내 수입량 ‘제로‘
오히려 對中 수출 호조세 지속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중국산 경유 수입이 여전히 ‘제로’에 머물고 있다. 올해부터 중국산 경유가 국내에 밀려들어올 것이란 전망을 비웃듯 지난 1분기에 이어 4월에도 국내 수입량은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우리 정유사들의 대(對)중국 경유 수출이 신바람을 내는 모양새다.
25일 한국석유공사가 발표한 석유제품 수출입정보에 따르면 지난 4월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경유는 ‘제로’다.
앞서 중국은 올해부터 경유의 황 함량 기준을 기존 50ppm 이하에서 한국과 같은 10ppm 이하로 낮춨다. 기본 스펙이 같아진 중국산 경유가 한국 시장으로 대거 유입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 이유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다른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업계의 우려와는 달리 올해 1~4월 동안 단 한 방울의 중국산 경유도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반면 우리 정유사들은 4월 한 달 동안 102만 배럴의 경유를 중국으로 수출하며 총 6900만 달러(776억원)이상을 벌어들였다. 전년 동월(42만 배럴) 대비 배 이상 많은 수출 호조다.
업계에서는 중국 정유사들이 아직까지도 탈(脫)황 설비 업그레이드를 완전히 마치지 못해 이같은 상황이 펼쳐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이 자국 내 수급을 맞추기에도 아직 급급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특히 중국 국영정유사들은 올 상반기 정기보수로, 소규모 정유사 ‘티팟(teapot)’들은 석유제품 수출물량 제한 정책이 겹치며 각각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중국 당국은 올 2분기 석유제품 수출 쿼터를 333.5만톤으로 설정하며 작년 동기(1459만톤) 대비 77% 축소한 바 있다. 올해 상반기 전체 석유제품 수출 쿼터도 지난해 상반기 대비 55.6% 축소된 상황이다.
이는 국내 정유사들이 대중국 직접 수출 기회 확대 뿐 아니라 중국과의 아시아 지역 내 석유제품 수출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해주는 기회가 됐다.
실제 국내 정유업계는 지난 1분기 사상 최대의 석유제품 수출 물량을 기록했고, 2분기에도 수출 호조세는 지속되고 있다.
물론 중국 정유사들도 올 하반기부터는 설비 업그레이드를 완료하고 중국 정부 역시 수출 쿼터를 다시 늘려 반격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아시아 지역 등 역내 수출 경쟁 심화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중국산 경유의 국내 유입 가능성은 여전히 크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애초에 국내에서는 우리 정유사들의 가격경쟁력이 월등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은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4사가 싱가포르 국제 시장가격을 기반으로 한 치열한 가격 경쟁의 결과물”이라면서 “수송비는 물론 우리나라의 디테일한 제품 스펙을 맞추는 비용 등이 추가로 발생할 것이기 때문에 향후에도 중국산 경유가 국내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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