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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엔고' 역풍에…日기업 여름 보너스 5년 만에 감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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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고 실적 악화 車 등 제조업이 감소세 주도…임금인상 압력도 약해져]

머니투데이

엔/달러 환율 추이(단위: 달러당 엔)/그래프=블룸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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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들의 여름 보너스가 5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전반적인 실적 개선에 힘입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은 회복했지만 엔화 강세(엔고) 역풍으로 실적이 나빠진 자동차 등 제조업계의 보너스 지급액이 줄어든 게 영향을 미쳤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지난해와 비교할 수 있는 218개 일본 기업의 올 여름 보너스를 중간 집계한 결과, 올해 보너스 지급액은 평균 83만9560엔(약 847만)으로 지난해보다 2.75% 줄었다.

업종별로는 전체의 80%를 차지한 제조업이 88만7613엔으로 3.02% 줄었다. 5년 만의 감소세다. 특히 엔고로 실적이 급격히 나빠진 자동차·부품업계(97만8932엔)가 5.51%로 감소폭이 가장 컸다. 토요타는 18.24% 줄었고 덴소는 6.25% 감소했다.

다만 닛산은 임직원의 사기진작을 위해 보너스를 1.99% 늘렸고 혼다는 실적이 개선돼 3.19% 증가했다.

비제조업계의 올 여름 보너스(61만9897엔)도 평균 0.41% 감소했다. 외식(21.53%), 건설(6.47%) 등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일본 기업들은 올 봄 노사교섭에서 4년 연속 임금을 인상했다. 올해 인상률은 2.08%로 실적 회복 등의 영향으로 4년 연속 2%대의 인상률을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증가폭은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임금인상을 단행한 기업 비율도 올해 71%로 3년 연속 70%를 넘어섰지만 2015년 78.5%로 고점을 찍은 뒤 줄곧 하락세가 이어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 등이 다시 고조되면서 임금인상 추세가 미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본 주요 기업들 사이에선 수출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엔고에 대한 우려가 크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달러 강세로 한동안 엔화 약세(엔저) 흐름이 이어졌지만 올 들어서는 다시 엔고 추세가 두드러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일본 제조업체들이 지난해 상반기에 경험한 급격한 엔고가 우려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엔/달러 환율은 2015년 6월 한때 125엔을 웃돌았지만 이듬해 여름 100엔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말에는 120엔선을 눈앞에 뒀다가 지난달엔 110엔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일본 기업들의 임금인상 추세가 약해진 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기선순환 시나리오에 직격탄이 된다. 장기불황 탈출을 공약으로 내건 그는 임금이 올라야 소비가 늘고 기업이 투자를 확대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며 임금인상을 강조해왔다.

김신회 기자 rasko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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