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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호수에 다리 담갔을 뿐인데… 주먹만 한 물집,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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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호수에 다리를 담갔다가 주먹만 한 물집이 생긴 프랑스 모녀. /BFM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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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에 다리만 담갔는데 다음날 주먹만 한 물집이 생기는 등 통증을 겪은 프랑스 모녀의 사연이 전해졌다. 이 모녀가 겪은 질환은 피부에 묻은 식물 화학 물질이 햇빛에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식물성광피부염인 것으로 파악됐다. 호수에 다리를 담갔을 당시 특정 식물이 피부에 닿았고, 그 상태로 자외선에 노출되자 피부질환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25일(현지 시각) BFMTV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알바나 타누시는 지난 9일 여섯 살 딸과 함께 가장 아름다운 자연 호수 중 하나로 꼽히는 부르제 호수를 찾았다. 당시 모녀는 날씨가 쌀쌀하다고 느껴 호수에서 수영은 하지 않은 채 다리만 담갔다.

그런데 다음날인 10일, 다리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작열감과 발열감이 생기더니, 호수와 접촉한 다리 부분이 빨갛게 변한 것이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후엔 물집이 생겼고, 이 물집은 주먹만큼 커졌다. 타누시는 “이게 정말 내 다리인지 의심스러웠다”며 “실시간으로 물집이 부어오르는 게 보였다”고 했다.

타누시는 피부과를 방문해 모르핀 성분의 크림을 처방받았다. 크림 도포 후 물집은 가라앉았지만, 다리에 흉터가 남았고 건조한 상태가 지속됐다고 타누시는 전했다.

현지 피부과 전문의는 이 같은 모녀 증상이 식물성광피부염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식물성광피부염은 피부가 ‘푸로쿠마린’(Furocoumarin)이라는 성분이 포함된 식물에 접촉한 뒤 자외선에 노출됐을 때 생기는 광독성 피부질환의 일종이다. 태양에 노출된 피부에서 광화학 반응이 일어나 수 시간 이내에 피부 발진, 부종, 가려움증, 튀어 오른 구진, 물집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물집과 발진이 없어진 후에는 갈색이나 청회색의 색소침착이 생긴다.

푸로쿠마린 성분이 포함된 식물에는 감귤류인 레몬, 라임, 오렌지, 자몽이 있고 이외에도 셀러리나, 파슬리, 콩과 당근 등이 있다. 이 때문에 라임이나 레몬즙을 음식에 많이 활용하고, 햇빛이 강한 동남아에 다녀온 여행객들이 식물성광피부염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동시에 두 가지 위험 요인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예방을 위해선 푸로쿠마린 성분이 들어있는 식물에 닿을 경우 바로 닦아내고, 외출 시 모자나 토시 등 자외선을 차단하는 옷을 입는 게 도움이 된다.

[박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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