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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홍석현·문정인 특보 '장관 위의 上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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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人事]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洪 "상의 없이 발표해 조금 당혹"

文, 햇볕정책 관여 진보성향 학자

조선일보

홍석현(왼쪽), 문정인.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으로 홍석현 전 중앙일보 회장과 문정인 연세대 명예특임 교수를 임명하면서 "비록 비상임이지만 국제사회에서 이미 능력과 권위를 인정받은 두 분이 참여해 산적한 외교·안보 현안의 실마리가 풀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앞으로 두 분은 새 정부의 통일·외교·안보의 정책 기조와 방향을 저와 의논하고 함께 챙길 것"이라고 했다. 정의용 신임 국가안보실장도 "국가안보실도 그분들의 의견을 잘 듣고 자문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정치권과 관가에선 "'막후 실력자'나 '장관 위의 상(上)장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국방부와 통일부 장관에 누가 임명될지 모르지만 정치적 무게감으로 볼 때 이들보다 '윗급'이 되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다. 바른정당이 이날 "두 특보가 문 대통령에 대한 조언을 넘어 청와대와 내각의 역할을 약화시키는 일이 없기를 당부한다"고 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여당 관계자는 "명칭에서 외교보다 통일이 앞에 붙는 것도 의미심장하다"고 했다.

홍석현 특보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처남이며 지난 3월까지 중앙일보·JTBC 회장이었다. 노무현 정부 때 주미 대사를 지냈지만 2005년 이른바 '안기부 X파일 도청' 사건에서 이름이 거론되며 대사직에서 물러났다. 홍 특보는 1997년 대선 때 삼성의 불법 자금을 정치권에 건넨 혐의로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처리됐다. 지난 대선 때 김종인 전 대표, 정운찬 전 총리 등과 만나 비문(非文) '제3지대'를 모색했지만, 문 대통령과의 면담 이후 현 정부 진영으로 배를 갈아탔다. 이 때문에 자유한국당은 이날 "홍 특보에게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후보가 '외교와 통일에 관련된 내각에 참여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밝힌 바 있다"며 "공직선거법상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고 했다. 홍 특보는 이날 미국 특사 활동에서 돌아온 직후 "나와 상의 안하고 발표해 조금 당혹스럽다.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노무현 정부 때 동북아시대 위원장, 외교부 국제안보 대사를 지낸 진보 성향의 국제정치학자다.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자문 그룹인 김기정 연세대 행정대학원장, 최종건 연세대 교수 등 '연대파'의 좌장이며, 김대중·노무현 정부의 햇볕정책에도 관여했다.

[정우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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