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관련 삼성서울병원 감사원 감사 앞두고
장충기 삼성 사장, 국정원 기조실장과 통화
감사원 사무총장 후임 물망 오른 특정 인사 비방
특검 “사기업 임원·국정원 기조실장 인사 대화 놀라워”
장충기 전 삼성미래전략실 차장(사장)과 이헌수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이 차관급인 감사원 사무총장 인사를 논의한 통화 내용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통화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고 비판을 받은 삼성서울병원의 감사원 감사에 대한 삼성의 ‘부정한 청탁’을 보여주는 것이며, 삼성이 국가기관 고위직 인사마저 개입한 사실이 확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김진동)가 28일 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의 재판에서 특검팀은 당시 장 사장과 이 실장의 2015년 7월께 통화 녹음을 재생했다. 당시는 김영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이완수 변호사, 이욱 전 감사원 공직감찰본부장 등이 언급되던 때였다. 이런 상황에서 이 실장은 장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감사원 사무총장 인사를 상의했고, 장 사장은 통화에서 “(이 전 본부장은) 편집증 같은 일종의 또라이”라며 “감사원에서 워낙 평판이 안 좋다. 다른 문제가 있다고도 한다”고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이에 이 실장은 장 사장에게 “내가 정리를 하겠다. 한번 풀어보겠다. (다른 문제가 있는) 부분도 필요하면 수사를 시켜보겠다”고 답했다. 특검 쪽은 “당시 이 전 본부장과 경쟁 관계에 있던 이완수 변호사는 2007년 삼성 특검 당시 이건희 회장의 변호를 맡았다”며 “사기업 임원이 국정원 기조실장에게 감사원 사무총장에 대해 말하는 것은 당시 장 사장과 삼성의 위상을 보여주고 인사 농단이 아닌가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놀라운 일이다”라고 말했다. 실제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2015년 7월17일 이건희 회장의 변호를 맡았던 이완수 변호사를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특검 쪽은 “장 사장과 이 실장의 관계는 부정한 청탁의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기조실장을 통해 합병 관련 정보를 취득하고 합병 성사돼 고맙다는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특검은 또 “감사원이 2015년 7월28일 국회로부터 삼성서울병원 감사 요구를 받았고, 감사원은 감사 뒤 삼성서울병원에 솜방망이 징계를 했다”며 “삼성이 감사원 인사에 개입해 메르스 관련 감사를 무마하려고 했다”고 주장했다.
김민경 기자 salma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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