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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참혹한 모습 드러낸 조타실… 세월호 의혹 풀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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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체조사위원들 5층 선내 진입/장비 등 뒤엉킨 채 녹슬고 부서져/수거한 침몰기록장치 국과수 넘겨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침몰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조타실 내부 모습은 포화를 맞은 것처럼 참혹했다.

선체조사위원회 권영빈·김철승 위원은 26일 세월호 4층 좌현 선수에 난 진출입로로 5층 조타실에 들어갔다. 이들 선조위원이 이날 찍은 채증사진을 보면 가로 9.8m, 세로 6.8m 크기의 조타실은 3년 전의 모습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세월호가 좌현으로 기울면서 장비와 집기들이 왼쪽으로 쏠리면서 서로 뒤엉킨 채 녹슬고 부서졌다. 3년간 해저에 있는 동안 배 안으로 들어온 진흙과 부유물이 켜켜이 쌓이면서 발디딜 곳조차 보이지 않았다.

조타실 내 조타기와 무전기, 통신장비 등 일부 고정돼 있는 시설물도 침몰 전과 다름없이 그 자리를 지켰지만 검붉게 녹슬기는 마찬가지였다. 조타기 앞 유리창 위의 시계와 풍항계, 풍속계는 진흙이 덮여 계기판의 지침이 잘 보이지 않았다.

선조위원들은 조타실에서 침몰의 원인을 밝혀 줄 핵심단서가 될 침몰기록장치(코스 레코드) 확보에 나섰다. 침몰기록장치가 있던 조타실 중앙에서 좌현 방향의 자리에는 선체가 기울면서 떨어진 장애물들이 1.5m 높이로 쌓여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상태다.

세계일보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세월호 5층 조타실 내부 모습. 조타기와 무전기, 통신장비 등이 녹슬고 파손돼 있다. 목포=연합뉴스


침몰기록장치는 선박 진행 방향과 방위 등을 선체 자체가 기름종이에 그래프처럼 기록하는 장치로 가로 30cm, 세로 50cm 크기다. 선조위는 침로 기록지를 확보할 경우 당시 조타수가 어떻게 세월호를 운항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레이더가 외부에서 기록한 침로 기록과 비교도 한다.

침몰기록장치는 세월호 급변침 등 사고원인을 밝힐 수 있는 핵심단서다. 만약 침로기록장치를 수거하면 바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넘겨 복원을 시도한다.

김창준 선조위원장은 “잉크가 산화할 우려가 있어 미수습자 가족들의 양해를 구하고 긴급히 증거보전 조치를 취하기 위해 조타실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목포=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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