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WD, 도시바에 적극 제안 "위기 탈출하는데 필요한 자금 제공"

아시아투데이 김예진 기자 = 도시바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 매각을 둘러싸고 인수전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생산 면에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위기 탈출을 위한 자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스티브 밀리건 WD 최고경영자(CEO)는 25일자 일본 언론들에 서한을 보내 “도시바가 현재의 위기를 탈출하는 데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겠다”고 표명했다.

그는 또한 도시바와 공동운영 중인 일본 미에현에 위치한 욧카이치공장의 위상에 대해서는 ‘장기적인 개발과 생산의 핵심거점’이라면서 계속 투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밀리건 CEO는 “세계 경제에 공헌해온 도시바에 대해 우리 회사는 큰 경의를 가지고 있다”면서 미국과 일본의 기술융합 중요성 등에 대해서도 의견을 전했다.

그는 또 “도시바의 직원·고객·주주·채권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가 장기적인 이익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닛케이에 따르면 WD는 일본 히타치제작소의 하드디스크구동장치(HDD) 사업을 인수해 미국·일본의 첨단기술을 융합해 이 분야의 점유율을 높인 실적이 있다.

밀리건 CEO는 또 도시바와의 협업 의미에 대해 “일본의 강점인 생산기술과 미국의 강점 기술혁신을 조합해 세계를 리드해왔다”고 평가하고 “앞으로도 (양사가) 혁신을 추진해 불투명한 미래로 함께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미·일의 전략적 동맹은 장기적으로 흔들림이 없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양국 발전을 위해 정부, 기업 민간차원의 밀접한 연대를 유지해 새로운 위협에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WD는 지난해 5월 도시바와 협업하던 미국의 샌디스크를 인수해, 자금여력이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인수액은 WD의 연매출을 상회하는 170억달러(약 19조2000억원)로 보유자금과 차입으로 조달한 바 있다.

한편 닛케이는 이날 히타치 제작소가 도시바 산하의 스위스 스마트계량기 업체 랜디스기어(Landis+Gyr)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히타치 제작소는 영국 투자펀드 CVC캐피탈파트너스와 손잡고 인수를 제안했으며, 인수금액은 2000억엔(약 2조 450억원)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스마트 계량기 제조업체 후지전기 등이 랜디스기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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