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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경산 농협 강도, 사제 총 아닌 미국산 45구경 권총 실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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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 농협 권총강도 용의자가 사용한 총기는 사제가 아닌 미국산 45구경 권총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권총 입수 경위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산경찰서는 23일 용의자 김모씨(43) 주거지에서 약 700m 떨어진 지하수 관정 안에서 권총과 실탄 11발, 현금 1190만원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발견 당시 총기는 녹이 슨 상태였으며, 최대 8발을 장전할 수 있는 탄창 2~3개와 함께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사제 총기가 아닌 미국산 45구경 권총이다. 탄환은 1943년 미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총기 입수 경위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년 전쯤 사병으로 전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또 김씨가 검거 직후 “실탄 19개를 갖고 있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범행 현장에서 쏜 1발을 제외한 나머지 실탄 7발을 찾고 있다.

김씨는 경산시 남산면 일대에서 대추와 복숭아, 감 농사를 지으며 자녀를 키워온 평범한 농부 가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산면 주민들은 평소 성실하고 농사일만 해왔다고 전했다. 김씨는 지난 20일 오전 11시56분쯤 경산 자인농협 하남지점에 침입해 권총으로 직원을 위협한 뒤 현금 1563만원을 빼앗아 추적이 어려운 자전거를 타고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실탄 1발을 발사했다. 김씨는 범행 당시 외국인 흉내를 내기도 했다. 그는 범행 당시 “(돈을) 담아”란 말만 서너 번 반복했고 “핸드폰” “(금고) 안에” 등 간단한 단어만, 그것도 매우 어눌하게 사용했다. 또 말보다 몸짓을 많이 해 외국인 범죄로 추정되기도 했다. 경찰은 농협 주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자전거를 싣고 가는 화물차를 확인하고 이 화물차 운전자를 추적했다. 김씨는 범행 이틀 만인 22일 오후 6시47분쯤 충북 단양군 한 리조트 주차장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검거 직후 김씨는 “아버지 채무를 갚기 위해 범행했다. 공범은 없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김씨에 대해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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