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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15 (월)

[사설] 중부대 수도권 이전, 지역소멸 부추기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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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학교가 ‘본캠’인 충청캠퍼스(충남 금산군 소재) 주요 학과를 경기 고양시 덕양구의 제2캠퍼스로 옮긴다고 한다. 23일 경향신문 보도를 보면 중부대는 캠퍼스 간 학과 이전에 관해 교육부 승인을 받았다. 충청캠퍼스의 반려동물보건학과 등 4개 학과 307명을 고양캠퍼스로 이전하고, 호텔비즈니스전공 등 4개 학과(정원 90명)의 문을 닫는다는 게 골자다. 이렇게 되면 충청캠퍼스 입학 정원은 내년 473명으로 줄고, 고양캠퍼스는 1172명으로 늘어난다. 본캠과 제2캠 간 정원 역전이 일어나면서 지방대로 분류되던 중부대는 수도권대로 탈바꿈하게 됐다.

중부대의 수도권 이전은 사회적으로 득실을 따져봐야 한다. 전체 입학 정원이 줄어 대학 구조조정 차원에서는 효과가 있지만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부작용과 역기능이 크기 때문이다. 신입생 모집난을 겪는 지방대의 경우 수도권 이전이 연명에 도움이 되겠지만, 사회 전체적으로는 지역 소멸을 가속화하고 저출생을 심화하는 악순환을 낳을 우려가 있다.

교육부가 중부대의 수도권 이전을 어떤 이유로 허가했는지도 검증해야 한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따라 수도권 대학 증설이나 입학 정원 확대는 엄격히 금지돼 있다. 만약 건국대나 동국대 같은 서울의 대형 사립대학들이 지방 캠퍼스 정원을 줄이는 대신 서울 정원을 늘려달라고 할 경우에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동일한 잣대를 적용할 것인가.

입학 정원보다 고3 학생 수가 적은 상황이 지속되면서 벚꽃 피는 순서대로 대학이 간판을 내릴 것이라는 말이 현실화하고 있다. 경쟁은 불가피하고, 문을 닫아야 할 대학도 있다. 그러나 교육부는 정원 감축 등을 지방대에만 강요하면 안 된다. 지방과 수도권 대학 간에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대학 구조조정도 형평성을 갖추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

한국은 극단적인 ‘수도권 일극주의’로 치닫고 있다. 청년들은 학업과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몰려들지만 취업 경쟁과 주거난에 결혼도 출산도 엄두를 못 낸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를 이대로 두면 5년 뒤 지역 인구는 더욱 크게 줄고 생산은 더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부대 충청캠퍼스가 있는 금산 지역은 최근 공실이 늘고, 지역 상권이 무너지고 있다고 한다. 중부대의 고양캠퍼스 이전이 특별한 교육적 효과는 없고 지역 소멸만 부추길 것 같아 우려가 크다.

경향신문

중부대 이전반대 대책위원회 관계자 등이 지난 3일 중부대 충청캠퍼스 앞에서 이전 반대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강정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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