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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금융권 처분 부동산은 잘 잡으면 노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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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빌딩 A to Z] 목좋고 값싼 금융기관 부동산 많아

국내 시중은행과 증권사는 지난해 이어 올해도 영업점 통폐합을 통해 몸집을 줄이는 추세다. KB국민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등은 각각 40~50개의 영업점 통폐합을 추진 중이다. 저금리 기조로 순이자 마진의 감소, 핀테크(FinTech)와 모바일 거래로 인한 비대면 금융 거래의 확대, 은행과 증권사의 복합점포 개설 등으로 금융지점 통폐합은 올해 말까지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임차 매장으로 지점을 개설했던 증권사와 달리 지점을 직접 매입해서 보유한 은행의 경우 부동산 매각에 보다 적극적이다. 유휴 점포를 정리하면 비용을 줄일 수 있을뿐더러 부동산 매각 이익이 재무제표상 단기 영업외이익으로 잡히므로 순이익 상승 효과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기관에서 처분하는 부동산은 물건의 투명성과 눈에 잘 띄는 이른바 ‘가시성(可視性)’ 좋은 입지, 저평가된 임대료 등 여러 장점이 있어 꼬마빌딩에 관심있는 투자자라면 접근해볼 만하다.

■“금융기관 부동산, 입지 좋고 저평가돼”

금융기관 부동산의 장점은 각종 세금 체납이 없고 저당권, 임차권 등 권리관계가 복잡하지 않다는 것이다. 전국 도심지의 주요 거점에 있거나 가시성이 확보되는 곳에 자리해 가격만 적정하게 산다면 활용 가치가 매우 높다. 각 금융사에서 배후 수요나 입지 조사를 바탕으로 개점했기 때문에 만약 은행이 나가더라도 신규 임차인을 유치하는 데 무리없는 상권이다.

금융기관 물건 중 시세대비 저평가된 물건을 잘 고르면 적지 않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금융기관은 본인들 업무공간 외에 임차인에게 받는 월세로 수익을 내는 집단이 아닌만큼 월세를 올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런만큼 월세가 시장 상황보다 많이 저평가돼 있다. 매입자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지적하며 매매금액조정을 요청해 볼 수 있다. 매수자는 매입 이후 새로운 임차인을 유치해 기존보다 높은 시장 임대가로 계약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서울 마포구 합정동 A은행 건물의 매입자는 은행을 설득해 매매가를 조율한 뒤 우량 임차인으로 교체해 수익률을 끌어올렸다. 커피 브랜드를 유치해 1개 층을 더 올리고 2개 층을 연결하는 계단도 만들어 임대 수익과 빌딩 가치를 동시에 높였다. 경남 창원의 B은행 건물은 향후 개발계획이 잡혀있던 물건이었지만 은행이 현재 감정금액으로 매각을 진행해 매입자가 1년 후 약 30% 시세차익을 얻기도 했다.

■“투자하기 전 입지 분석은 필수”

금융기관 부동산에 성공적으로 투자하려면 사전에 현장 방문을 통한 시장조사와 주변 부동산 시세, 상권 분석 등을 통해 물건의 미래 가치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우선 금융기관 부동산은 입지 분석이 필수다. 보통 구(舊) 도심에 입지한 물건이 많은데, 상권이 이동해 이미 죽은 상권일 수 있다. 개발이 안되는 구역일 수도 있고, 수십년 전부터 갖고 있는 물건의 경우 대지 경계가 모호해 외부인이 오랫동안 점유하고 있거나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현장을 방문해 확인하거나 매도자에게 확인 요청을 해야 한다. 인근 부동산의 시세와 상권 현황을 분석하고, 특히 유찰이 장기간 지속되는 물건은 가격, 위치 등을 보다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건축물대장 상의 용도와 실제 용도가 일치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기존 임차인과의 계약서를 표준임대차계약서로 바꾸고 임대차 계약 내용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또 금융권에서 세일즈앤리스백(점포를 매각한 후 재임차)을 제안한 경우 책임임차 기간을 확인하고 중도해지 조항이 없는지 확인한다. 그리고 반드시 임대료 인상률을 사전에 협의한다. 보통 물가상승률로 협의가 된다.

은행 보유 부동산 매입은 온비드를 통해 공매 입찰하거나 부동산 에이전시를 통해 입찰을 진행할 수 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에서 운영하는 공매 사이트인 온비드(www.onbid.co.kr)를 통한 공매는 검색, 입찰서 제출, 낙찰자 선정까지의 모든 절차가 인터넷으로 진행된다. 온비드 사이트에 접속해 매각 부동산 리스트, 일정, 유찰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온비드 입찰방식은 입찰보증금을 준비해야 한다. 정확한 시장 및 물건 분석을 통해 입찰 금액을 너무 높게 쓰지 않도록 한다. 낙찰을 받은 후 지급 능력이 안되거나 변심으로 낙찰을 포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낙찰을 포기하면 입찰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없으므로 입찰 전에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동산 에이전트를 통해 입찰을 진행할 경우, 에이전트로부터 시장 및 물건 분석 서비스를 받을 수 있고 사전 매입금액과 물건에 대한 정확한 이력을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수옥 JLL 매입매각자문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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