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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하루도 안돼…브라질 닭고기 유통 중단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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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현장 확인 없이 “문제된 공장 21곳서 수입 기록 없다”

대형 유통업체 3곳은 “소비자들 불안 우려 계속 판매 중지”

정부가 ‘썩은 닭고기’ 파문에 휘말린 브라질 육가공업체 BRF의 닭고기 제품에 잠정 유통판매 중단조치를 내린 지 하루도 안돼 이 조치를 해제했다. BRF사를 포함해 문제가 된 브라질의 21곳 작업장에서 생산된 닭고기 제품이 국내로 유입된 기록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그러나 브라질산 닭고기 전반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적지 않다.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은 브라질산 닭고기 판매를 일제히 중단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농림축산식품부는 BRF의 닭고기 제품에 대한 잠정 유통판매 중단조치를 해제한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20일 오후 3시26분 중단조치를 발표한 후 19시간 만인 21일 오전 10시25분 해제 방침을 발표했다. 식약처 관계자는 “불량 닭고기가 국내로 들어왔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수입 여부가 확인될 때까지 유통판매를 잠정 중단했으나 한국이 수출 대상국 리스트에 없었다는 것을 브라질 정부로부터 공식 확인받은 만큼 해제한 것”이라고 말했다.

부패한 닭고기의 냄새를 없애려고 금지된 화학물질을 사용하는 등 위생규정을 위반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브라질 작업장에서 생산된 제품이 국내로 들어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주브라질 한국대사관이 입수한 자료를 보면 문제가 된 작업장에서 생산한 닭발, 닭고기, 칠면조 고기 등은 유럽연합(EU), 사우디아라비아, 홍콩 등 30여개국에 수출됐지만 한국은 수출대상국에 포함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지 작업장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브라질 정부의 설명만 믿고 유통판매 중단조치를 해제한 것은 성급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루살이’ 특별조치에 소비자 불안은 여전하다. 브라질 경찰에 적발된 문제의 작업장은 21곳이지만 브라질 내 전체 작업장이 4837곳에 달하는 데다 국내 수입량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BRF는 지난해 한국에 수입된 외국산 닭고기 총 10만7000t 중 4만2500t(39.7%)을 차지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정부의 유통판매 중단 해제 방침에도 불구하고 판매 중지를 이어가기로 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문제없다는 정부 발표가 있었지만 소비자 불안을 우려해 계속 판매를 중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브라질 닭고기는 대부분 닭강정, 닭꼬치 등 부분육으로 활용되고 있다. 편의점 업계도 도시락과 김밥 등에 브라질산 닭고기를 많이 사용했으나 국내산이나 다른 나라 닭으로 바꿀 계획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브라질산 닭고기에 대한 현물검사 비율을 기존 1%에서 15%로 상향 유지하고 브라질 수출작업장 현장검사도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식약처는 BRF 제품에 대한 유통 중지를 해제하는 대신 수입검사 강화, 수거검사 확대 방침은 유지하기로 했다.

<조형국·남지원·노정연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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