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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대만 `日에 손짓`…G2회담 앞둔 위기감에 외교보폭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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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이 미·중 간 전략게임의 거래 카드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며 일본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21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차이잉원 대만 총통은 20일 재일본 대만교민 대표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일본과의 관계는 차이잉원 정부의 최고 우선사항이라고 치켜세웠다.

차이 총통은 "현 정부 출범 이래 일본과의 관계는 가장 중요한 외교 현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대만과 일본 경제는 상호 보완적"이라면서 다각적으로 협력을 확대할 뜻을 밝혔다. 대만이 일본에 밀착하는 것은 다음달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대만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은 작년 말 차이 총통이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전화 통화를 할 때만 해도 미국을 지렛대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1월 취임한 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하면서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고 밝힌 데다 최근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이후 미·중 간 관계 개선 가능성이 싹트면서 상황이 꼬였다. SCMP는 "대만 정부가 미국의 외교 정책 불확실성 속에 대안으로 우방인 일본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펑성주 대만 국가안전국장도 "미국과 중국 간 힘겨루기 과정에서 대만이 최선의 이익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만은 자국 내 일본대사관 성격의 대표기구 명칭도 양국의 관계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바꾸고 있다. 대만과 일본은 1972년 공식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민간 차원의 교류를 추진해왔지만 중국 눈치를 보느라 양국 교류 기구의 명칭을 애매하게 불러왔다. 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20일 대만 정부는 대만 내에서 일본의 교류 창구 역할을 한 '동아시아관계협회' 명칭을 '대만·일본 관계협회'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일본과 대만은 지난해 말 대만에서 일본대사관과 비슷한 역할을 해온 '교류협회' 명칭도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일본·대만 교류협회'로 바꾼 바 있다.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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