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8 (화)

트럼프 딸, 아무 직책도 없는데 백악관에 사무실 차려 논란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한겨레] 이방카, 서쪽 별관 국가안보부보좌관 옆방 차지

기밀 취급 인가 받는 과정도 진행중

‘행정부 최고 실세’ 현실화…“공직윤리 적용을” 비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큰딸 이방카(36)가 공식 직책도 없이 백악관에 사무실을 얻어 공직윤리 논란이 뜨거워지고 있다. 이방카가 ‘실질적인 퍼스트 레이디’, ‘미 행정부 최고 실세’로 행세할 것이라는 취임 전부터의 전망이 구체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20일 이방카가 백악관 보좌진 업무공간인 ‘웨스트 윙’(서쪽 별관) 2층, 디나 파월(44) 수석고문 옆방에 사무실을 차렸다고 전했다. 최근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에 임명된 파월은 ‘이방카의 여자’라 불릴 정도로 이방카와 막역한 사이이고, 백악관에도 이방카의 추천으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방카는 기밀 취급 인가를 받는 과정을 진행중이고 정부가 제공한 통신장비도 받을 예정이다. 이방카는 백악관 직원처럼 보이지만, 직책도 없고 급여를 받는 것도 아니다. 그의 변호사인 제이미 고어릭은 이방카가 광범한 분야의 조언을 해 대통령의 “눈과 귀” 구실을 할 것이라고 했다. 외교, 안보, 통상 등 국정 전반에 개입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지난 17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 이방카가 그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 공식 회의 등에 참석하기도 했다. 앞서 대통령 당선자 시절에도 트럼프 당시 대통령 당선자와 아베 신조 총리와의 만남에 이방카 부부가 동석하기도 했다.

이방카 쪽은 민간기업에서도 이런 방식으로 아버지의 사업을 도왔다고 주장한다. 남편 재러드 쿠슈너도 친족채용금지법 위반 논란을 무릅쓰고 백악관 선임고문이라는 직책을 맡았다. 이방카는 자신의 이름을 딴 패션, 보석 브랜드를 갖고 있어 이해충돌 논란도 계속됐다. 이방카는 공식 직책이 없어 정부 윤리규정을 적용받지 않는다. 이를 의식한 탓인지 이방카는 이날 성명을 내어 “전례없는 일이긴 하지만, 나는 정부 직원한테 적용되는 모든 윤리 규정을 자발적으로 따르겠다”고 했다. 하지만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윤리자문관을 지낸 놈 에이슨은 “자발적으로 따를 수 있다는 건 자발적으로 따르지 않을 수 있다는 뜻도 된다”며 “이방카가 윤리 규정 적용대상이 되게 해 책임을 부여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

▶ 한겨레 절친이 되어 주세요! [신문구독] [주주신청]
[페이스북] [카카오톡] [정치BAR]
[ⓒ한겨레신문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