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07 (월)

[2017 주총]한화그룹, 반복되는 OB들의 사외이사 바통터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주)한화·생명·증권 등 계열사 임원 출신 사외이사 연속 선임

한화케미칼 사외이사 후보자 2대주주 국민연금 반대표 대상자

이데일리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데일리 박수익 기자] 한화그룹 상장 계열사 정기주주총회가 24일 일제히 열리는 가운데 계열사 임원 출신 사외이사를 대거 선임 예정할 예정이어서 또한번 독립성 훼손 지적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한화케미칼의 사외이사 후보자는 2대주주 국민연금 가이드라인상 명백한 반대의결권 행사 대상자다.

◇한화·생명 등 반복되는 계열사 출신 사외이사

21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주)한화(000880)는 사외이사겸 감사위원 후보자로 김용구씨를 올렸다. 김 후보자는 1999년까지 (주)한화 대표(무역 ·화학·정보통신)로 재직했다. 김 후보자의 전임자는 한화 경영지원실 회계팀장과 한화증권 재무지원본부장을 지낸 노선호 이사였고, 노 이사의 전임자도 한화종합기계 이사를 역임한 김수기 이사다. 이번 주총 선임대상은 아니지만 (주)한화의 또다른 사외이사겸 감사위원으로 재직 중인 홍종호 이사도 한화국토개발·한화에너지프라자 임원 출신이며, 홍 이사의 전임자는 빙그레 출신 오재덕 이사다. 이처럼 계열사 전직 임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듯 사외이사 자리를 물려받으면서 (주)한화 사외이사진 중 2명은 항상 내부출신으로 이뤄져 있다.

상황은 다른 계열사도 마찬가지. 특히 고객 돈을 굴리기에 내부통제가 더욱 엄격해야하는 금융계열사도 예외는 아니다. 24일 한화생명(088350) 주총에서 신임 사외이사겸 감사위원 후보자에 오른 조규하씨는 한화증권 전무 출신이고, 조 후보자의 전임자는 한화건설 상무 출신의 정진세 이사다. 같은날 열리는 한화손해보험 주총에선 한화종합기계 출신의 이종학 사외이사가 재선임될 예정이다. 물론 이 이사의 전임자도 계열사 출신이다. 한화투자증권(003530)의 송규수 사외이사 후보자는 자사 강북영업본부장 출신이다.

한화 계열사의 이러한 ‘사내’ 출신 사외이사 선임이 현행법을 어긴 것은 아니다. 현행 상법에선 계열사 임직원 출신을 사외이사로 선임하지 못하는 냉각기간을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 문제나 주총 통과 여부와 별개로 지배주주와 사내 경영진을 견제·감시하는 사외이사인 동시에 회계업무를 감시하는 감사위원으로써 직무 수행을 독립적으로 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기업회계 투명성 이슈가 계속 불거지는 가운데 이를 책임져야 하는 내부감사위원 역할도 갈수록 무거워지고 추세다.

◇한화케미칼 사외이사 후보자, 국민연금 반대표 행사

의결권분석기관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는 계열회사 전직 임직원으로 근무했던 사람은 사외이사로서 독립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판단, 반대의결권을 권고하고 있다. 상장대기업 지분을 많이 보유한 국민연금은 자체적인 의결권가이드라인에서 최근 5년 이내 ‘해당회사 또는 계열회사(비영리법인 포함) 상근 임직원’이 사외이사 후보자에 오르면 반대표를 행사한다. (주)한화, 한화생명, 손해보험이 안건으로 올린 계열사 출신 사외이사 후보자는 모두 여기에 해당하지 않지만 한화케미칼(009830)은 또다른 경우다.

24일 한화케미칼 주총에서 신임 사외이사 후보자에 오른 박석희씨는 2013년 6월까지 한화손해보험 대표이사로 재직한 인물이다. 계열사 대표직에서 물러난 지 4년이 지나지 않은 인물이다. 따라서 국민연금 의결권 가이드라인상 이론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반대의결권 행사 대상자다. 한화케미칼 2대주주인 국민연금은 보유지분 10.11%(작년말 기준)에 대한 반대표를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안상희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연구위원은 “사외이사 본연의 임무가 경영진에 대한 협조와 함께 적절한 수준의 견제라는 점을 고려하면 계열사 임원 출신들은 충실한 사외이사로서의 임무수행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주총 재선임 대상은 아니지만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 역시 계열사 대표를 지낸 홍남표 사외이사가 재직 중이며 홍 이사의 전임자도 계열사 출신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해당 사외이사 후보자들은 경영·재무·전략 등 각 분야 경험을 바탕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역할을 담당한다”며 “사외이사진에 모두 계열사 출신만 있는 것이 아니라 외부전문가 출신도 있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