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번 국감은 민생은 뒷전이고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정쟁의 장이 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 그리고 문재인 전 대통령 일가 수사 등이 겹치면서 여야가 극한 대치의 공방을 벌이고 있어서다. 야당은 김 여사 의혹 총공세에 나서 폐기된 김여사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특히 당내에 소위 ‘김건희 심판본부’를 구성,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집중 거론할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 재판 결과 두 건이 11월에 잇달아 나오는 만큼 국감을 대야 공세 전환의 기회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여야는 이미 국감 증인과 참고인 채택을 두고 전초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김 여사를 증인으로 채택했고 외통위에서도 김 여사를 증인으로 부를 태세다. 또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 김영선 전 의원과 명태균 씨를 법사위와 행안위 증인으로 세우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 딸 다혜 씨를 법사위 증인으로, 김정숙 여사를 외통위 증인으로 부르겠다며 맞서고 있다. 전·현직 대통령 일가와 야당 대표에 대한 공방이 국감을 뒤흔들 것이 뻔하다.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제 8조는 “감사 또는 조사는 계속 중인 재판 또는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아니 된다”고 정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대로라면 다수의 여야 정치인들이 이런 법 규정을 무시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누구보다 법을 지키고 위법행위를 감시해야 할 국회가 선을 넘어서는 일은 없어야 한다. 국민들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것임을 여야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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