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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전두환은 도주 뒤 체포·노태우는 조사 뒤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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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역대 대통령 검찰 수사 살펴보니…

노무현은 조사 뒤 구속여부 검찰 고심중 서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오전 서울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조사를 받으면서 과거 전직 대통령들의 검찰 소환 당시 과정은 어떠했는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전직 대통령 중 검찰에 불려나온 첫 사례는 노태우 전 대통령이다. 1995년 11월1일 노태우 전 대통령은 비자금 조성 의혹에 연루돼 대검찰청에 출석했다. 그는 대검 앞에 마련된 포토라인에 서서 “여러분 가슴에 안고 있는 불신 그리고 갈등, 모두 내가 안고 가겠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정작 17시간 동안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조사를 받는 내내 “말할 수 없다”, “기억나지 않는다”, “모르겠다” 등의답변으로 일관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조사 뒤 귀가했지만 그해 11월16일 구속됐다.

12·12 사태와 5·18 내란 사건 혐의로 검찰 소환 통보를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은 이에 응하지 않고 도주하다시피 고향 합천군으로 내려가는 소동 끝에 체포되어 노태우 전 대통령보다 늦게 검찰 조사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 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5년 12월2일 서울 연희동 자택 앞에서 “검찰의 소환 요구 및 어떤 조처에 협조하지 않을 생각이다”는 발표를 했지만 김기수 당시 검찰총장은 최환 서울지검장에게 ‘도주한 전씨를 체포하라’고 지시했고 검찰은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다음날 새벽 합천군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을 체포했다. 그는 안양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는 굴욕을 겪었지만 대신 언론 포토라인에는 서지 않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09년 4월30일 대검 중앙수사부에 소환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포토라인 앞에서 “(국민들께) 면목이 없는 일이죠”라는 짧은 한 마디를 남기고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그는 당시 대검 중수부 1과장이던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조사를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신의 혐의를 입증하려는 검찰을 상대로 13시간 가량 적극적인 방어를 폈다. 검찰은 박연차 회장과 노무현 전 대통령을 대질신문 하려했으나 노 전 대통령이 거부해 실제 진행되지는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다음날 새벽 2시 귀가했다. 임채진 당시 검찰총장은 수사팀과 의견 조율을 하며 구속 영장청구 여부를 고심했는데 2009년 5월23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갑자기 목숨을 끊으며 수사가 중단됐다.

역대 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모두 대검 중앙수사부에서 진행됐지만 이번 박근혜 전 대통령을 수사하는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서울중앙지검 소속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는 첫 사례가 되었다. 대검은 2013년 4월 중수부 조직을 없앴다.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한겨레

1996년 8월26일 수의를 입고 선고 공판을 기다리는 두 전직 대통령 전두환과 노태우. 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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