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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3 (목)

“배워서 남 줬는데 내 것이 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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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함께하는 교육] 찾아라! 내 공부법

16. 멘토링 학습법


한겨레

따스한 봄볕이 기분 좋은 요즘입니다. 낯선 학교, 새로운 반은 조금 익숙해지셨나요? 요즘 학교에서 제일 분주한 곳은 신입 회원들을 모집하는 동아리입니다. 아마 여러분도 새 학기에는 어떤 동아리에 가입해야 할까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을 겁니다. 교육 관련 진로를 생각하거나 공부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라면 ‘또래 멘토링’ 등의 학습동아리에 관심을 가져봐도 좋습니다.

‘또래 멘토링’, ‘또래 튜터’ 등으로 불리는 학습동아리들은 말 그대로 학생들끼리 서로 모임을 만들어 함께 공부하는 것입니다. 요즘엔 학교마다 이런 활동이 무척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실제로 한 자율형사립고의 입학 담당 교사는 학교의 자랑거리를 꼽아달란 요청에 누구든 자신 있는 교과나 뛰어난 재능이 있으면 튜터가 되어 또래 친구들·후배를 대상으로 수업하는 ‘학생 과외봉사활동’이 있다고 손꼽았습니다.

이런 멘토링 활동은 사교육비 부담도 줄여주고, 학생들 주도 아래 이루어지기 때문에 자율적인 학습 태도를 기르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이 활동의 최대 장점은 무엇보다 배우는 사람은 물론 가르치는 사람도 능력이 향상된다는 데 있습니다.

사실 많은 학생들이 학교나 학원에서 어른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받는 데 익숙하지, 자신이 아는 것을 가르쳐볼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본인이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도 막상 남에게 가르치려면 쉽지 않습니다. 자신이 아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을 가르치려면 관련 내용을 완벽하게 숙지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죠. 자연히 더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습니다. 수학 교사라는 꿈을 품고 사범대에 진학한 선배가 경험한 멘토링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중학 시절, 가장 열심히 노력한 활동은 또래 멘토링 수업인 ‘학습도우미-배움이’였어요. 학교에 마땅한 동아리가 없어 뜻이 맞는 친구들과 팀을 짜 선생님들께 이런 수업을 해보고 싶다고 건의했지요. 계획은 시험 2주 전에 국, 영, 수, 사, 과의 다섯 과목을 가르쳐줄 학습도우미를 뽑고, 과목별로 수강을 원하는 학생들을 모아 한 팀을 만드는 것이었어요. 전 수학 과목의 도우미가 되어 반 친구 6~7명에게 열심히 제 지식을 전수했습니다. 처음엔 의욕 과잉에 경험 부족까지 겹쳐 힘들었지만, 점차 잘 가르치고 싶은 욕심에 내가 더 많이 공부하게 되더군요. 무엇보다 ‘배워서 남 주는’ 진짜 값진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이처럼 같이 실력이 쑥쑥 느는 교학상장의 기쁨, 나눔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또래 멘토링도 몇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일단 학생들 스스로 하는 자율적인 활동이기 때문에 활동의 목적과 규칙을 분명히 정해야 합니다. 강제성이 없다고 해서 진지하게 참여하지 않는다면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없고, 자칫 다른 구성원들에게 폐를 끼칠 수도 있으니까요. 또 멘토-멘티 간의 상호 존중 태도가 무척 중요합니다. 가르치는 입장인 멘토 학생이 멘티 친구들에게 자신의 학습 방법을 강요하거나 우월감 섞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해요. 참여하는 친구들의 자존심을 다치게 않게 배려하고 같이 공부해나간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멘티들은 친구인 멘토를 존중하고 수업에 열의를 보여야 가르치는 친구도 더 힘을 낼 수 있습니다.

학교에 공식적인 또래 멘토링 활동이 없다면, 용기 내 활동을 건의해 보는 건 어떨까요? 여러 친구가 각자 잘하는 과목이 다르다면 과목을 바꿔 상호 멘토링 활동을 할 수도 있고, 꼭 공부가 아니더라도 ‘진로’나 ‘독서’ 등을 주제로 멘토링 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친구와 함께 공부하며 성적도 쑥쑥 올리고, 우정도 쌓고, 학교생활기록부에 관련 활동도 차곡차곡 기록할 수 있는 또래 멘토링. 배워서 남 주는 기쁨 한번 누려보실래요? 박소정(<중학생 공부법의 모든 것> 지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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