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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70세에 한남대 사회복지과 입학하는 조정연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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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 허락할때까지 봉사 하는 삶 살아갈 것"

한국일보

70세에 대학새내기 생활을 시작하는 조정연씨는 "여생을 남을 위해 봉사하며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한남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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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순 나이에 대학 생활을 시작하는 할머니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21일 열리는 한남대 입학식에서 사회복지학과 새내기로 입학하는 조정연(70)씨.

조씨는 올해 대전여고 부설 방송통신대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2017학년도 수시모집에서 고교 내신성적으로 선발하는 일반전형에 합격해 대학생활을 시작한다. 조씨는 “대학 입학은 거대한 산이었지만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을 선택했다”고 했다.

충남 부여의 유복한 가정에서 자란 조씨는 50년 전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가정이 어려워서라기 보다는 여성교육을 중요하지 않게 보던 당시 사회적 분위기가 컸다. 그는 이후 학업에 대한 아쉬움 속에 가정생활에 매달렸다. 1999년 쉰둘 나이에 딴 공인중개사 자격증으로 중개사무소 운영을 하고, 공인중개사 활동을 접은 2013년부터는 지역복지관이나 시민대학 등을 다니며 자기계발과 봉사활동도 했지만, 학업에 대한 열정은 식지 않았다.

그는 결국 2014년 방송통신고에 입학했다. 평일에는 새벽에 일어나 인터넷 강의를 듣고 격주로 일요일마다 등교해 오전 9시~ 오후 5시 공부에 매달렸다. 그는 “공인중개사를 하면서 아파트 동과 호수, 크기 등을 외울 수 밖에 없었는데 그게 암기 과목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방통고를 다니며 틈틈이 시간을 내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충남대병원에서 호스피스 교육도 수료했다. 봉사에 기쁨을 느낀 그는 망설임 없이 사회복지학과 진학을 결정했다. 손주 또래 젊은 학생들과 생활하며 수업을 따라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지만 충분히 이겨낼 걸로 자신한다.

그는 졸업 후에는 봉사활동을 더 활발히 할 생각이다. “돌이켜보면 나 자신만을 위한 삶을 살아온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며 “건강이 허락하는 한 남을 위한 봉사의 길을 걷고 싶다”고 밝혔다.

대전=허택회 기자 thhe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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