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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이태원 살인사건’ 피해자 어머니 “중필이의 한을 풀었다” 끝내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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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필이의 한을 풀었다. 맘이 홀가분해요”.

‘이태원 살인사건’으로 희생된 고 조중필씨의 어머니 이복수씨가 25일 아더 존 패터슨(38)에 대한 대법원의 20년형 확정 판결을 듣고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이씨는 20년 만에 진범을 찾은 것에 대해선 “감사하다”고 했지만 아들의 죽음을 놓고선 끝내 눈물을 보였다.

이날 이씨는 대법원 선고 직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이후 절뚝거리며 천천히 재판정을 빠져나왔고 기자들과 만나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서울 서초동 대법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씨는 먼저 “언론이 힘써주고 감독이 영화를 만들어 진범을 데려와서 밝혔다”며 “진짜 마음이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20년 전에 무죄판결을 받을 때는 앞이 캄캄했는데 20년 후에 진범이 밝혀져서 좀 맘이 편하다”며 “아들은 죽었는데 살인범이 없어서 진범을 밝혔으면 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늘에 있는 우리 중필이가 한을 풀었다”며 “이 세상에서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고 죽었는데 다음 생에 태어나면 돈 많고 부잣집에 태어나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 많이 하고 우리 같이 어려운 사람을 도와주는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해 주위를 숙연케 했다.

그는 “우리 가족도 한을 풀었다”며 “패터슨이 미국으로 도망갔을 때는 검찰에 아무리 탄원서를 내도 ‘소재파악 중’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는데 영화·언론 등에 의해 20년 후 판결이 났다”며 감사함을 나타냈다.

이씨는 “우리 마음으로는 사형을 주고 싶은데 미성년자 때 저지른 것이라 20년밖에 못 준다고 했다”며 “그거라도 위안을 삼아야지 어떡하겠냐”고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패터슨과 함께 공범으로 인정됐지만 일사부재리 원칙에 의해 처벌할 수 없게 된 에드워드 리에 대해서는 “벌을 받았으면 좋겠는데…”라며 “법이 좀 바뀌어서 다시 판결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씨는 검찰에 대해서도 “(처음에) 검찰이 너무 성의가 없어서 검찰이 제일 나쁜 사람인줄 알았는데, (담당 검사인) 박철완 검사님이 너무 성의 있게 잘해줬다”고 했다.

함께 온 조씨의 아버지는 “흐뭇하다”고만 말했다.

경향신문

대법원 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5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아더 존 패터슨(38)에게 징역 20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사건 발생 20년 만이다. 판결을 지켜본 피해자 고 조중필의 어머니 이복수 씨가 서울 서초구 대법원 법정을 나서고 있다. /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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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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