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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400만 돌풍 ‘인사이드 아웃 2’…한국인 애니메이터가 담당한 캐릭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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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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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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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 2>가 개봉 12일차에 극장 관객 400만명을 돌파했다. 현재 기록만으로도 한국 역대 애니메이션 관객수 10위권 안에 들었다. 글로벌 흥행 수익은 5억8188만 달러(8093억원)를 넘겨 올해 전세계에서 개봉된 작품 중 2위를 달리는 중이다(1위는 듄 파트2). 픽사가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로 긴 침체기를 끝내고 화려한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픽사의 한국인 애니메이터 김혜숙·심현숙씨는 최근 가진 화상 인터뷰에서 <인사이드 아웃 2>의 성공 요인으로 ‘공감’을 꼽았다. 김씨는 중학생이 된 주인공 ‘라일리’의 5가지 감정 캐릭터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 심씨는 ‘라일리’와 하키 선수 ‘밸’ 등의 움직임 작업을 담당했다.

김씨는 “관객들의 공감을 끌어내려고 많은 시도를 펼쳤고, 밀도 높은 스토리를 만들려고 했다”고 말했다.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즐길 수 있는 유머가 있고, 청소년의 생각도 잘 표현돼 있다고 생각해요. 어떤 댓글을 보니 어른들이 ‘아, 내가 저랬었는데’ 기억을 떠올리며 ‘이불킥’을 한다고 하더라고요.”

심씨는 “1편의 성공과 새로운 감정 캐릭터들에 대한 기대감이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1편이 관객에게 굉장히 사랑받았잖아요. 그 영화를 보고 자란 분들이 그때의 기억을 갖고 극장에 돌아오세요. 청소년들을 기르는 부모들도 아이들의 변화를 보면서 영화에 공감하기도 하고요.”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는 주인공 라일리가 가진 감정 캐릭터들의 모험을 다룬 작품이다. 9년 만에 나온 2편에선 라일리의 성장에 따라 ‘불안이’ ‘부럽이’ ‘따분이’ ‘당황이’ ‘추억이’라는 새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김혜숙씨는 “픽사는 이야기를 정말 전달력 높게 잘 만들려고 노력한다”며 “캐릭터 각각의 특성에 대해 애니메이터가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애니메이터는 배우라고 생각해요. 기쁨이의 질문에 다른 캐릭터들이 자기 성격에 맞게 대답하는 장면이 가장 도전적인 작업이었습니다. 그 대답들로 관객을 빵 터뜨려야 했거든요. 1편과 같은 캐릭터지만 뻔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혼자 연기도 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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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 제작에 참여한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왼쪽)와 심현숙 애니메이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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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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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는 2000년대 <토이 스토리> 시리즈와 <벅스 라이프> <니모를 찾아서> <업> 등으로 ‘애니메이션 명가’의 입지를 굳혔다. 하지만 2011년부터 긴 침체기에 빠졌다. 픽사 최초로 여러가지 시도를 했던 <메리다와 마법의 숲>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몬스터 대학교> 등도 부진했다.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개봉했던 <소울> <루카> <버즈 라이트이어> 등도 연이어 흥행에 실패했다. <엘리멘탈>은 유독 한국에서 성공(관객 724만명)했지만 세계 매출은 4억9548만 달러(6892억원)로 손익분기점을 겨우 넘겼다.

<인사이드 아웃>은 2015년 개봉해 픽사의 침체기에 사실상 유일하게 흥행에 성공한 작품이었다. 심리학 자문을 거쳐 감정을 의인화한 캐릭터를 정교하게 구현해 감동적인 모험 서사를 보여줬다. 8억5900만 달러(1조1862억원)의 매출로 2015년 전세계 박스오피스 6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도 관객 497만명이 관람했다.

김혜숙씨는 “픽사 작품이 한국에서 사랑받기 때문에 <인사이드 아웃 2>도 일본이나 유럽보다 한국에서 먼저 개봉한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심현숙씨도“예전 <엘리멘탈>은 한국계 감독 연출로 한국 정서나 문화가 많이 들어가 한국 반응이 더 좋았던 것 같다”며 “<인사이드 아웃 2>도 한국 반응이 좋아서 픽사가 뿌듯해하고 흐뭇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픽사는 침체기를 돌파할 ‘승부수’로 <인사이드 아웃 2>에 제작 역량을 집중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픽사는 10년 전부터 신작 제작을 선호했지만 이제는 과거 성공했던 캐릭터와 서사를 재연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꾸는 중이다. 통상 픽사는 작품마다 60~70명의 애니메이터를 투입하지만 이 작품에는 1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짐 모리스 사장은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인사이드 아웃 2>는 이 방법(속편 제작)이 먹힐지, 안 먹힐지 확인할 좋은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사이드 아웃 2>는 2019년 <토이 스토리 4> 이후 픽사가 5년 만에 발표한 속편 작품이다. 픽사의 CCO(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이자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 감독인 피트 닥터가 1편을 구상할 때는 속편 제작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인사이드 아웃’ 스핀오프(번외편) 시리즈 제작까지 마쳐 내년에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디즈니플러스를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인사이드 아웃 3>도 나올까. 심씨는 “픽사 내부에선 3편 이야기가 아직 없었는데 저희도 알고 싶다”고 말했다. “‘인사이드 아웃’은 기본적으로 단단한 스토리를 가졌죠. 장기 프로젝트가 돼도 성공적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3편이 나온다면 (2편처럼) 9년까진 걸리지 않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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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2>의 한 장면.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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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아웃 2>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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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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