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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6 (일)

[미국 “TPP 탈퇴”]세계 무역질서 급속 재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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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명령 “미 노동자에 좋은 일…수입품에 막대한 관세”

양자 무역협정 통한 ‘보호무역’ 공식화…각국 대응책 찾기 분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 선언에 이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화했다. ‘미국 우선주의’ 원칙에 입각해 개별국과 양자 무역협정을 체결하겠다는 의도다.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노골화하자, 각국이 분주히 대응책을 찾고 있다. 중국 주도로 세계 무역질서가 급격히 이동해갈 조짐도 보인다.

트럼프는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는 “미국 노동자들을 위해 아주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TPP는 미국과 일본, 싱가포르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12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전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아·태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추진해왔다.

반면 트럼프는 대선기간 내내 TPP는 “미국에 잠재적인 재앙”이라며 탈퇴 의지를 밝혀왔다. 트럼프는 전날 백악관 시무식에서는 “NAFTA를 재협상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또 미국 대기업 대표들과 회동에서 규제 75% 철폐를 공약하면서 “여러분이 할 일은 미국에 머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에서 만들어 들여오는 제품에는 막대한 국경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24일에는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 최고경영자와 만나 국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강조했다.

미국의 TPP 탈퇴로 세계 무역질서는 지각변동을 겪게 됐다. 중국이 TPP에 대항해 추진해온 아시아 16개국의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TPP를 주도해 온 일본도 RCEP 타결을 목표로 하겠다며 입장을 바꿨다. 유럽연합(EU)은 멕시코, 콜롬비아 등 중남미 국가들과의 무역협정 체결에 나섰다.

트럼프의 TPP 탈퇴는 미국 주도 무역전쟁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다. 미국 내에서는 찬반이 엇갈린다. 국제무대에서 미국의 위상이 추락할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에스와 프래사드 코넬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에 “트럼프가 전통적인 경제·정치 동맹의 재편을 세계에 알렸다”면서 “미국의 지도력에 오랫동안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아·태 지역에서 영향력이 약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TPP 협상 대표였던 마이클 프로만은 뉴욕타임스에 “트럼프는 말로는 중국에 거칠게 하고 행동으로는 중국에 유리한 위치를 내줘 지정학적으로 상처를 입게 됐다”고 말했다.

<워싱턴 | 박영환 특파원 yh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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