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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월드 톡톡] 음식·전자제품·옷… 동남아도 배달족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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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이스트코스트에 사는 주부 미셸 리우(46)씨는 요즘 배달 앱을 달고 산다. 음식은 푸드판다 앱으로 주문하고, 옷이나 생활용품을 살 때는 라자다나 큐텐 같은 온라인 쇼핑몰 앱을 애용한다. 식료품이 떨어졌을 때는 레드마트 앱을 열고 터치만 몇 번 하면 과일부터 냉동식품까지 집으로 배달된다. 몇 년 전만 해도 싱가포르에서 배달은 상상도 못 한 일이었다. 그는 "그전에 어떻게 살았나 싶을 만큼 생활이 편리해졌다"고 했다.

싱가포르는 2012년 독일에 본사를 둔 글로벌 음식 배달 업체 푸드판다가 진출하면서 배달 문화가 본격화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피자를 배달하는 정도였다. 제대로 된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것은 싱가포르인들에게 생소한 문화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음식 배달이 유행을 타기 시작했다. 푸드판다는 지난해 싱가포르 매출이 전년 대비 400% 증가했고, 영국계 배달 업체 딜리버루는 지난해 싱가포르에 진출한 지 1년도 안 돼 배달원 숫자를 5명에서 550명으로 늘렸다.

배달원들 임금도 치솟고 있다. 왓투잇(What to Eat)이라는 싱가포르 토종 음식 배달 업체는 배달원 임금이 2년 전에 비해 40% 올라 평균 3500싱가포르달러(약 290만원) 수준이라고 일간 스트레이트타임스가 전했다.

음식 배달 열풍은 태국이나 말레이시아·베트남 등 다른 동남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중산층과 젊은 인구가 증가하고,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배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유로모니터는 "중국·인도와 동남아를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음식 배달 산업은 매년 5~20%씩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배달 열풍은 식료품, 의류, 전자제품 등 모든 분야로 확산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의 약진으로 싱가포르의 대표적 쇼핑가인 오처드 거리는 쇼핑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구글은 최근 보고서에서 "지난해 55억달러였던 동남아 전자상거래 시장은 2025년 880억달러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싱가포르=최규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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