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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4 (월)

메르스 슈퍼전파자 5명이 153명 감염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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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보고서…삼성서울 78명 최다·방역 실패 인정

152번째 환자 사망…치사율 19.9%·사망자 37명으로

국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슈퍼전파자’ 5명이 국내 메르스 확진자 186명 중 153명(82.3%)을 감염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감염자를 퍼뜨린 14번째 환자(35)와 삼성서울병원 등에서 접촉한 사람들은 7명 중 1명꼴로 메르스에 감염됐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는 25일 이런 내용의 ‘2015 대한민국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 발발’ 보고서를 자체 영문 학술지 ‘오송 공공보건과 전망’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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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메르스 확진자 중 최초환자(68)와 14번째, 15번째(35), 16번째(40), 76번째(75) 환자를 혼자서 4명 이상에게 메르스 바이러스를 전파한 슈퍼전파자로 꼽았다. 최대 전파자인 14번째 환자는 감염 당시 접촉한 594명 중 85명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했다. 접촉자의 14.3%가 감염된 셈이다. 감염자가 나온 장소는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이 78명으로 가장 많고 이 병원 일반병동 4명, 기타 장소 3명으로 집계됐다. 슈퍼전파자 중 마스크를 잠시라도 착용했던 사람은 14번째 환자뿐이었는데도 감염력이 가장 강력했다.

슈퍼전파자는 모두 최초 X레이 검사에서 폐렴 소견이 있었고 확진 당시 수백명과 접촉한 상태였다. 최초환자와 14번·16번째 환자는 기침을 심하게 했으며, 슈퍼전파자 5명 중 에어로졸을 발생시키는 기도삽관 시술을 병실 내에서 받은 경우는 없었다. 이 같은 정황을 토대로 질병관리본부는 “호흡기에서 발생한 비말(작은 침방울)이 메르스 바이러스의 가장 유력한 감염 경로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사태 초기의 방역 실패도 거론했다. 최초환자는 확진 판정을 받은 5월20일 이전에 600명 이상과 접촉했으나 확진 당일 방역당국이 자가격리한 사람은 3명뿐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격리자 수는 5월21일 64명이 됐고 5번째 환자가 확진된 뒤 120명으로 늘었다.

메르스 바이러스의 평균 잠복기는 6.83일이었다. 감염자의 95%는 접촉 후 13.48일 내에 증상이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통계가 ‘메르스 최장 잠복기는 14일’이라는 기존 가설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는 메르스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은 후 후유증을 치료하던 152번째 환자(66)가 25일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당국이 ‘상태 불안정’으로 분류했던 2명 중 1명으로, 메르스 때문에 폐이식까지 받았지만 상태가 호전되지 않았다. 국내 메르스 사망자는 37명으로 늘었고 치명률은 19.9%로 상승했다. 현재 입원 치료 중인 메르스 환자 4명의 상태는 안정적이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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