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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7 (월)

때되면 사라지는 로그기록…‘해킹 수사’ 남은 시간 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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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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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전문가 “신속수사 안하면 증거 소멸”

야, 해킹 관련 국정원 관계자들 고발

국회정보위 등 내달 14일까지 열기로


국가정보원의 불법 해킹 의혹에 대한 신속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으면 주요 증거가 소멸해 진실이 묻힐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정원이 지난 6월 내국인 해킹을 시도한 단서인 국내 아이피(IP)기록이 이르면 다음달에 사라질 수 있어서다.

현재까지 드러난 내용 중 국정원이 내국인을 대상으로 해킹을 시도했다는 가장 유력한 정황은 이탈리아 보안업체인 ‘해킹팀’ 유출 자료에서 발견된 국내 아이피 기록이다. 지난달 3일과 4일, 17일에 해킹 대상이 됐던 스마트폰의 국내 아이피 3개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 아이피는 에스케이티(SKT)에 할당된 것으로, 에스케이티의 서버에 남은 로그기록을 확인하면 국정원이 해킹 대상으로 삼은 인물을 밝히는 게 가능하다. 국정원 역시 최근 해당 통신사에 ‘서버에 저장된 아이피 기록으로 해킹 대상이 누구인지 파악할 수 있느냐’고 문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체들이 로그기록을 보관하는 기간은 통상 3~6개월이다. 에스케이티 서버에 기록된 국정원 해킹 대상 정보가 빠르면 한달여 뒤 사라질 수 있는 것이다. 이호중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3일 “검찰이 시간을 끌수록 주요 증거가 인멸될 기회만 주는 꼴이 될 것”이라며 “이동통신사의 서버와 국정원이 해킹에 사용한 컴퓨터 기록 등 증거를 압수수색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짚었다.

한편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날 휴대전화 해킹 프로그램을 이용해 민간인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현직 국가정보원장을 포함한 국정원 관계자들을 통신비밀보호법(불법 감청)과 정보통신법(해킹), 형사소송법(증거인멸)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새정치연합은 문재인 대표 명의의 고발장에서 “국정원이 스파이웨어를 활용한 해킹으로 불법 정보를 습득하고 이 사실을 감추기 위해 증거를 인멸한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해 달라”고 밝혔다. 애초 새정치연합은 원세훈·남재준·이병기 전 국정원장과 이병호 현 국정원장, 1·2·3차장 및 감찰실장을 피고발인으로 적시하려 했지만, 사안의 특성상 고발인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고발 대상을 ‘혐의와 관련된 국정원 관계자들’로 표기했다. 프로그램 거래를 중개한 ‘나나테크’도 함께 고발했다.

앞서 이날 안철수 새정치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은 간담회를 열어 “해킹 의혹의 진실규명을 위해 오늘 오후까지 7개 분야 30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국정원은 묵묵부답”이라며 “해킹의 지시자와 대상뿐 아니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국정원 직원의 자살 배경과 원인에 대해서도 수사당국의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세영 허승 기자 mona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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