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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3 (일)

은행직원의 잘못된 안내로 안심전환대출 불편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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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심전환대출' 신청하려면 처음 대출받은 지점으로 가라"…용인에서 고양까지 찾아가

'안심전환대출' 말리는 은행 직원 다수…윗선 지시?

일주일만에 1차분이 소진될 정도로 ‘안심전환대출’이 높은 인기를 끈 가운데 은행 직원의 잘못된 안내로 불편을 겪은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한 은행에서는 직원이 “처음 대출받은 지점으로 가라”는 황당한 요구를 해 고객이 직접 먼 길을 찾아가기도 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A씨는 지난주 ‘안심전환대출’을 신청하기 위해 자신이 거주하는 용인시의 한 은행 지점을 방문했다. 그런데 그곳에서 대출 담당 직원으로부터 이상한 말을 들었다.

“‘안심전환대출’은 반드시 해당 대출을 처음 받은 곳으로 가야 한다”며 “여기서는 처리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의아함을 느낀 A씨가 반문했지만, 그 직원은 “‘안심전환대출’로 전환하는 업무와 다른 대출 업무와 달라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기만 했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은행 직원의 말을 믿은 지금 살고 있는 용인시에서부터 과거 해당 대출을 처음 받은 지점이 있는 고양시까지 먼 길을 찾아갔다. 겨우 ‘안심전환대출’ 신청에 성공했지만, 알고 보니 그 은행 직원의 이야기는 잘못된 안내였다. ‘안심전환대출’ 관련 업무 역시 같은 은행이기만 하면, 어느 지점에서든 처리 가능했던 것이다.

A씨는 “‘안심전환대출’이 은행에게 손해라더니 전환해주기 싫어서 거짓말을 한 것 아니냐”고 불쾌감을 표했다.

또 다른 은행 직원은 ‘안심전환대출’ 신청 시 필요서류와 관련해 고객에게 “가족관계증명서와 소득증명서만 가져오면 된다”고 잘못 안내하기도 했다. B씨는 그 말을 믿고 서류 2장만 든 채 해당 지점을 찾았지만, 실제로는 가족관계증명서는 필요 없고, 그밖에 주민등록등본, 등기권리 증 등이 필요해 헛걸음을 해야 했다.

그밖에 “지금 갈아타면 손해다. 기다리라”는 은행 직원의 권유에 망설이다가 시기를 놓친 고객도 여럿이었다. C씨는 “고정금리대출이 과거 6%였다가 지난해 3%대로 하락한 뒤 올해 다시 2%대로 낮아진 사례를 들면서 나중에 더 낮은 고정금리대출이 나올 거라는 은행 직원의 말에 귀가 솔깃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2.6%대의 금리가 워낙 낮은 데다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머지않은 분위기라 그보다 낮은 고정금리대출 상품이 나오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안심전환대출’이 40조로 증액되면서 과도한 손실을 우려한 은행 상층부에서 ‘되도록 고객을 만류하라’란 지시가 내려온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지난주 완료된 ‘안심전환대출’ 2차분은 총 신청건수 15만6000건, 신청액 14조1000억원에 그쳐 한도액인 20조원에 미달됐다. 1차분과 합쳐 최종집계는 총 34만5000건, 33조9000억원이다.

한도에 미달된 덕에 신청자들은 주택가격과 관계없이 전원 낮은 수준의 고정금리대출로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안재성 기자 seilen7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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