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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SNS가 만드는 위험사회] SNS가 낳은 '超연결 사회'… 페북 친구 100명이면 클릭 3번에 1억명과 정보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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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거미줄'에 모두가 묶인 격

소식 전파 속도 빠르지만 검증 부족한 채로 전달되기도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는 미국이나 유럽에서 올라온 게시물도 1~2분 만에 한국에 있는 스마트폰 화면에 뜬다. 세계를 한순간에 연결시킨 SNS 작동의 원리는 무엇일까.

13억명의 회원을 보유한 페이스북을 통한 정보 전파 과정은 이렇다. A에게 친구가 100명, 그 친구들도 각각 100명의 친구가 있다면, A의 글은 두 다리만 건너면 1만명에게 알려진다. 이를 한 번 더 반복하면 100만명, 다시 한 번 반복하면 1억명이 알게 된다. 클릭 세 번으로 1억명이 A의 글을 볼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 6·4 지방선거 기간 서울시 교육감 후보로 나선 고승덕 변호사의 딸인 캔디 고가 미국 뉴욕에서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승덕씨는 자녀들 교육에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며 "서울시 교육감에 출마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라는 성토의 글을 올린 것도 이런 과정을 통해 태평양 건너 한국에 몇 시간 만에 퍼졌다.

조선일보

전 세계 수많은 사람이 유·무선 인터넷을 기반으로 연결되어 순식간에 정보를 전파시키는 소위 '초(超)연결성'은 시각적으로 마치 거미줄처럼 보인다. 사용자별로 자기 주위를 둘러싼 거미줄의 크기에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사람이 하나의 거미줄에 엮여 있는 형국이다.

기존 언론은 전파 속도에서 SNS를 따라갈 수 없다. 미국 허드슨강 비행기 추락(2009년)이나, 일본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2011년) 때도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한 것은 SNS였다.

사회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평균 5~6회를 건너야 전혀 모르는 개인들이 서로 연결되는 미국 등과 달리 우리나라는 평균 3.6회만 거치면 아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좁은 사회'여서 SNS가 위력을 발휘하기에 훨씬 좋은 토양을 갖추고 있다.

SNS의 초연결성은 정보의 유통을 빠르게 하지만, 동시에 검증되지 않은 내용, 일방적 주장을 담은 고발 등이 횡행할 위험성도 높인다. 예컨대 과거에는 어떤 사회적 고발이 이뤄지려면 기자회견 등을 통해 언론에 알려지고 이것이 검증을 거쳐 다시 보도되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폭로자가 직접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의 SNS에 글을 올려서 유포시키는 길이 만들어진 것이다.

도준호 숙명여대 교수는 "SNS가 등장하면서 세상은 점점 좁아지고 소식 전달이 빨라진 사회로 바뀌었지만, 우리 사회의 위험도도 높아졌다"며 "기존 언론을 포함해 SNS 상에서 유포되는 정보에 대한 검증과 분석을 해줄 전문가 집단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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