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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7 (목)

‘경전철 사업’ 그림 그려가며 열심히 설명 정부 국정운영 등 정치적 질문엔 말 아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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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인터뷰 뒷이야기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타 공인하듯이 ‘실용주의자’이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박 시장은 사람을 쓸 때도 일을 잘할 수 있는가라는 ‘실용적 관점’에서 결정한다”고 한다. 일이 잘 굴러가는 게 중요하지, 가까운 사람이라고 ‘자리’로 챙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14일 이뤄진 인터뷰에서도 박 시장은 ‘일’이 먼저였다. 시장으로서 잘할 수 있는 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만 열정적으로 말했다. 박 시장이 공약한 경전철 사업도 일종의 개발공약이 아니냐는 질문을 받자, 그는 종이에 도시철도 노선을 그려가며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인프라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적극적으로 설명했다. “시장으로서 보여준 게 별로 없다”는 세간의 비판을 전하자, “그것은 낡은 시각”이라며 기자에게 “내 철학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공격적 방어’ 자세를 취했다.

그러나 정부의 국정 운영, 새정치민주연합의 방향 등 ‘정치적 질문’에 대해선 말을 삼갔다.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이겼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더니 “전국적인 선거에 대해 판단을 할 입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정치 전문가나 당에서 할 문제다. 제가 당을 이끌거나 당에 개입해서 어떤 역할을 하는 입장은 아니다. 반듯한 시정 펼치고 소속 당을 빛내는 게 제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당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이 서울시장이라는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데 도움이 안된다는 판단을 하는 듯했다.

중앙정부와도 각을 세우려 하지 않았다.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총리 후보자로 문창극 전 중앙일보> 주필을 지명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애매한 답으로 일관했다. 극우 편향적 시각으로 논란이 된 ‘문창극 칼럼’에 대해 물었더니 “읽은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역사를 왜곡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동영상을 봤느냐고 묻자 “전체 동영상을 못 봤고 뉴스에 나온 것만 봤다”고 했다. 뉴스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느냐고 거듭 묻자 “온 국민이 다 얘기하는데 구태여 제가…저는 오로지 서울, 오로지 시민 생각만 한다”는 답이 돌아왔다.

이유주현 이지은 음성원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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