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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수)

명태균, 여권 사법처리 압박에 ‘김건희 문자 공개’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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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씨가 ‘추가 폭로’를 벼르며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15일 김 여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추가로 공개한 데 이어 “문자 다음엔 사진, 그다음에는 녹취까지 순서대로 모두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명씨를 ‘사기꾼’으로 몰아가며 사법 처리를 벼르는 여권의 ‘손절’ 분위기에 ‘가만히 당하고 있지만은 않겠다’며 경고를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명씨가 이날 페이스북에 김 여사와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공개한 건 오전 11시가 되기 조금 전이다. 대화가 오간 구체적인 시기나 맥락은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문자 대화 내용과 함께 “재원아! 너의 세치 혀 때문에 보수가 또 망하는구나!”라는 문구만 적었다. 김 여사와 한 대화를 공개한 게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말 한마디’ 때문이라는 취지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명태균은 곧 철창에 들어갈 개다. 지금 겁에 질려서 아무 데나 왕왕 짖는다. 빨리 철창에 보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관심거리는 명씨와의 대화에서 김 여사가 언급한 ‘오빠’가 누구를 지칭하는지다.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언론 공지를 통해 (카카오톡 대화에 나오는) ‘우리 오빠’는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 김건희 여사의 친오빠”라고 해명했지만, 여전히 ‘윤 대통령’이라고 믿는 이들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김 여사가 윤 대통령을 사석에서 ‘오빠’라고 부르는 걸 목격한 이가 여럿이다. 윤 대통령의 검사 시절 측근인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날 한겨레에 “영부인이 대통령한테 ‘우리 오빠’라고 부르는 걸 굉장히 자주 들었다”고 했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대통령실이 굳이 ‘친오빠’라고 서둘러 언론에 공지한 데는 대화 속 ‘오빠’와 관련된 표현들(“철없이 떠드는” “무식하면”)이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을 지칭한 것으로 보기 어려울 만큼 거칠다는 점, 실제로 윤 대통령을 가리키는 것이라면 김 여사가 사실상 대통령의 공적 활동을 배후에서 ‘좌지우지’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점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김 여사가 과거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한 윤 대통령에 대한 말들을 보면 “우리 남편은 바보다” “멍청해도 말을 잘 들으니 데리고 살지” “많이 처먹고” 등 정제되지 않은 언사가 수시로 등장한다. 이를 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오빠는 입당 전부터 당선 때까지 내내 철없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김 여사와 명씨가 저렇게 주고받은 카카오톡 문자가 몇백개 있을 것이다. 뭐가 터져나올지 모른다”고 했다.



문자 대화 당사자인 명씨도 이날 저녁 제이티비시(JTBC)와 한 인터뷰에서 “친오빠는 정치적인 걸 논할 상대가 아니다”라며 문자 대화 속 ‘오빠’가 윤 대통령을 지칭하는 것임을 강하게 암시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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