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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8 (금)

김무성 `미래` vs 서청원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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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왼쪽)이 10일 오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당대표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다. 이날 오후 이인제 의원도 "새누리당 대혁신 비전 선포식"에서 당권 도전 의지를 밝혔다. [이승환 기자]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7선ㆍ경기 화성갑)과 비주류인 김무성 의원(5선ㆍ부산 영도구)이 각각 '의리'와 '미래'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새누리당 당권을 향한 건곤일척을 벌일 태세다. 두 의원은 김영삼 전 대통령 아래에서 정치를 익힌 상도동계(YS계) 출신이라는 점에서 동지에서 적으로 변했다는 평이다.

서 의원은 10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의 변화와 혁신의 길'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출사표를 던졌다. 행사장은 주최 측 추산 1000명 이상의 지지자와 정치인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참석자가 2000명에 육박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당권 경쟁자인 이인제 의원(6선ㆍ충남 논산계룡금산)을 포함해 정의화 국회의장, 이재오 의원, 정대철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 등 전ㆍ현직 의원과 당협위원장 약 90명이 참석했다. 그만큼 세를 과시한 셈이다.

서 의원은 출마선언문에서 윈스턴 처칠의 명언을 인용해 "만약 우리가 현재와 과거를 서로 경쟁시킨다면, 반드시 미래를 놓치게 될 것"이라며 김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앞서 경쟁자인 김 의원이 출마선언에서 "우리는 과거냐, 미래냐를 선택해야 한다. 낡은 체제와 낡은 사고는 세월호와 함께 영원히 과거로 보내야 한다"며 서 의원을 견제한 것을 받아친 대목이다.

서 의원 측에서는 더욱 격하게 대응했다. 서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의원이 과거와 미래 프레임을 주장한다면, 우리는 의리와 배신을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적 뜻을 달리 하며 거리를 둔 점을 당원들에게 각인시키겠다는 셈이다. 이어 서 의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기업으로 치면 새누리당은 세월호 참사로 사실상 1차 부도를 맞았다"며 "지방선거에서 국민에게 구제금융을 받았지만 이제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 뼈를 깎는 자기 혁신을 통해 국가 대개조를 뒷받침하는 정치 대개조에 즉각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당ㆍ정ㆍ청 모임 정례화, 공천권 당원 귀속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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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이인제 의원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새누리당 혁신 비전' 세미나를 열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1997년 폭풍과 같은 정치 상황 속에서 운명처럼 어머니의 당을 떠나 외롭고 힘든 도전의 길에 나선 적이 있다"며 "무려 15년 동안 험난한 정치 역정으로 많은 사람에게 기대와 실망을 안겨주었는데, 모두 제가 부족하고 부덕한 탓"이라고 머리를 숙였다.

특히 그는 서 의원과 김 의원을 향해 "당의 큰 거목이고 지도자지만 당을 완전히 과거와 단절해서 확 바꾸는 데는 많은 어려움을 갖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공천권을 두고도 선언적으로 당원 또는 국민에게 돌려준다고 얘기할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당내 기득권이 없는 나라면 완벽하게 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 의원과 김 의원이 공천권을 당원에게 돌려준다고 약속했지만 기득권 때문에 불가능하다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그는 상향식 공천제, 국회의원 등에 대한 유권자 평가 시스템 구축, 분권형 대통령제를 위한 개헌 추진, 국회선진화법 개정 등 35개 개혁 방안을 제시했다. 이 의원 행사에는 윤상현 사무총장을 비롯해 이혜훈 전 의원, 이재오 의원, 정우택 의원, 성완종 의원 등 전ㆍ현직 의원 약 40명을 포함해 인파 400여 명이 몰렸다.

[이상훈 기자 / 이상덕 기자 / 조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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