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0.18 (금)

[경기지사 맞대결] 남경필 '새로운 未來' vs 김진표 '경제通 경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지방선거 현장 - 경기]

수원역 유권자는 싸늘한 반응 "요즘 누가 선거 얘기 하나"

토론회서도 선거 분위기 안나… 결국 인물 경쟁서 승부 날 듯

경기 수원역 앞에서 택시를 타고 지방선거 얘기를 꺼내자 "요즘도 선거 얘기를 하는 사람이 있느냐"는 기사의 퉁명스러운 대답이 돌아왔다.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 인근의 50대 수퍼 주인도 경기도지사로 출마한 여야(與野) 후보 이름이 '남경필'과 '김진표'임을 한참을 생각하고서야 떠올렸다. 지방선거를 23일 남겨둔 12일, 경기도지사 대진표가 확정됐지만 현장에선 선거 분위기를 느끼기 어려웠다.

◇"이런 선거 처음이다"

늦어진 경선 탓에 후보들도 본선 채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 새누리당 남경필 의원은 이날 경기도당 대강당에 선거본부를 꾸렸고,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의원은 아직 경선 사무실을 본선 선거본부로 전환하지 못했다. 아침 일찍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다녀온 두 후보는 오후에 경기언론인클럽 등이 도의회에서 개최한 초청 토론회에 참석했다. 여야 대진표가 확정되고 열린 첫 토론회였지만 언론인과 관계자 등 60여명만이 토론회장을 찾았다. 관계자들은 "이렇게 선거 분위기 안 나는 선거는 처음"이라고 했다. 두 후보의 지역구 수원이 이 정도인데 다른 지역 사정은 말할 나위도 없었다. 의정부에서 만난 김모씨는 "온 국민이 선거에 관심 없는 것 같다"고 했다.

◇"네거티브 하지 말자" "인물 검증은 해야"

경기도에는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도시(都市) 안산이 있다. 다시 말해 경기도는 세월호 사고의 직접 영향권에 놓인 곳이다. 세월호 사고 전 14.8%포인트였던 두 후보 지지율 격차가 12일 조선일보ㆍ미디어리서치 조사에서 급격히 줄어든 것은 세월호 영향력이 작지 않음을 보여준다. 물론 그 추이에 대해선 "더 이상의 영향은 없을 것" "계속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여야 전망이 제각각이다.

경기도는 광역단체 중 유권자는 가장 많고, 면적은 다섯째로 크다. 한 관계자는 "남은 기간 후보들이 아무리 돌아다녀도 몇 사람 못 만난다"고 했다. 그만큼 지역적 관심사가 다양할 수밖에 없다. 경기 남부와 북부의 민심이 다르고, 동서가 차이 난다. 이런 마당에 세월호 사고까지 터졌다. 선거운동 기간에도 로고송은 물론, 유세차 동원도 자제할 것이란 얘기가 있다. 쟁점 없는 밋밋한 선거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남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국민이 정말 힘들어하시는데 여야가 '네가 잘났다, 내가 잘났다' 하고 서로 욕을 해서는 안 된다"며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 측 관계자는 "인물과 정책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정치는 이미지로 할 수 있지만 경기도정은 실천 능력이 있어야 된다"며 남 의원을 공격했다.

◇미래 대 경륜의 싸움

남 의원과 김 의원은 공통점이 많다. 같은 지역, 같은 고교(경복고) 출신으로 같은 교회를 다닌다. 남 의원이 새누리당 내 쇄신파, 김 의원이 새정치연합 내 중도파이기 때문에 두 사람은 이념 지형도에서 비슷한 지점에 자리하고 있다. 다만 남 의원은 차기 대권 출마 등을 언급하며 '미래'가 있는 후보를 내세운다. 반면 김 의원은 경제 부총리 등을 지낸 '경륜'을 강조한다. 결국 경기도 유권자들이 어느 쪽에 더 관심을 갖고 방점을 찍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도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두 후보의 경쟁은 결국 진영 싸움보다는 두 사람 간의 인물 경쟁에서 승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수원·의정부·고양=이동훈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