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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5 (토)

[단독] 軍, 北 무인기 요격할 對空砲(대공포)·레이저 도입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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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기 탐지·대처 방법 고심]

-대공포형

美 센추리온·獨 만티스… 경제적이나 도심 사용에 제한

-레이저형

美 THEL, 사정거리 수㎞… 우리도 수년전 실험 성공

북한군이 수백대의 각종 무인기를 광범위하게 운용 중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북 무인기를 탐지·대처할 방법을 놓고 군 당국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 우리 군에는 1~3m에 불과한 북한 소형 무인기를 확실하게 탐지할 레이더가 없는 상태다. 지난해 국내 업체가 신형 저고도(低高度) 탐지 레이더를 개발했지만 이는 북한의 AN-2 저공침투기와 헬기 등을 주(主)목표물로 한 것이며 소형 무인기는 탐지할 수 없다.

군 당국은 이에 따라 외국에서 개발된 신형 저고도 탐지 레이더를 긴급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해외 레이더 중에는 이스라엘제가 대표적이다. 이스라엘 라다가 개발한 RPS-42 레이더는 회전하는 방식이 아니라 고정된 안테나에서 강력한 전파를 쏴 목표물을 탐지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북 소형 무인기를 탐지하더라도 이를 어떻게 무력화할 것이냐다. 북한 무인기가 단순히 정찰용이 아니라 자폭(自爆) 공격용이라면 어떤 수를 써서라도 목표물에 떨어지기 전에 막아야 한다. 북 무인기가 GPS로 위치를 확인하며 사전에 입력된 항로를 비행하는 방식을 많이 택하고 있기 때문에 GPS를 교란시키는 방법으로 북 무인기의 정확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하지만 이 방법도 확실하지는 않다는 게 한계다.

조선일보

주요 무인기 요격 가능 무기.


신형 대공포나 레이저 광선으로 무인기를 직접 맞혀 떨어뜨리는 방법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특히 이 무기들은 장사정포 등 북한의 포탄이나 로켓탄을 요격할 수 있어 다용도로 쓰일 수 있다는 평가다.

대공포로는 미국의 '센추리온(Centurion)'과 독일의 '만티스(MANTIS)'가 대표적이다. 센추리온은 미국이 함정에 탑재된 근접 방공 시스템인 '팰링스'를 개량한 것으로 분당 4500발에 달하는 기관포탄을 쏠 수 있다.

대공포는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 경제적인 무기지만, 도심 지역에서 사용할 경우 유탄(流彈)에 의한 피해가 생길 수 있다. 군 관계자는 "청와대와 국방부 등 서울 도심의 전략시설 방호에 대공포를 사용할 경우 인접 지역 시민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1970년대에 비행금지구역에 접근한 여객기에 대해 서울 도심의 대공포가 경고 사격을 했는데 그 포탄이 시내에 떨어져 사상자가 발생한 적이 있다.

레이저 무기는 대공포에 비해 부수적인 피해 발생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게 장점이다. 미국에서 개발한 레이저 무기인 THEL은 이스라엘 북부의 헤즈볼라가 보유한 러시아제 카추샤 로켓의 무차별 공격을 막기 위해 미 육군과 이스라엘이 1996~ 2000년 공동 개발했다. 사정거리는 수㎞이며 한 번 레이저광선을 쏘는 데 드는 돈은 3000달러에 달한다.

반면 미 해군에서 함정에 장착해 시험 중인 레이저포 LaWS(Laser Weapon System)는 한 번 발사에 1달러밖에 들지 않아 경제적이다. 무인기나 소형 고속보트 방어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다. 다만 사정거리가 1.6㎞안팎으로 짧고, 아직 미사일이나 포탄 요격 능력은 없다는 게 한계다.

우리 군도 국방과학연구소를 중심으로 고(高)에너지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이며 수년 전 수백 m 떨어진 미사일을 파괴하는 데 성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우선 국산 대공포인 '비호'와 단거리 대공미사일 '신궁'을 결합한 '비호'복합 대공화기를 청와대 인근에 배치한 뒤 신형 요격무기 도입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용원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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