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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토)

카니발·스타리아 게 섰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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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차도 미니밴 새 모델 잇따라

기아 카니발, 현대차 스타리아 등이 장악해왔던 국내 미니밴 시장에 ‘춘추전국시대’가 차츰 열리고 있다. 캠핑과 차박을 즐기는 인구가 늘면서 수요가 확대되자, 도요타·혼다 등 수입차 브랜드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려는 모델들을 잇달아 내놓는 것이다.

조선일보

그래픽=이진영


◇고급화·개인화로 달라진 미니밴

‘미니밴’은 일반 승용차보다 차체가 크면서, 뒷좌석 문을 밀어서 열고 닫는 방식의 차량을 말한다. 과거에는 학원 셔틀버스와 통근 차량, 혹은 영업용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제는 각 고객의 수요에 맞춰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옵션이 다양해진 데다, 특히 고급 기능을 다양하게 탑재하면서 패밀리카로 이용하기에 손색이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요타 ‘알파드’는 기아 카니발·현대차 스타리아 양강의 아성에 도전하는 대표 차종으로 꼽힌다. 2002년 출시 후 3세대에 걸쳐 업그레이드된 알파드는 2023년 9월 출력이 최대 250마력에 달하는 하이브리드 차종을 내놨다. 특히 비행기 비즈니스석을 연상케 하는 2열 좌석에는 다리 받침대는 물론, 시트 자세와 공조, 조명, 오디오 등을 조작할 수 있는 스마트폰 형태의 컨트롤러를 탑재했다.

이 같은 고급화 전략 덕분에 알파드는 기존 도요타의 미니밴 대표 모델 중 하나인 ‘시에나’와 판매량 격차를 크게 좁히고 있다. 카이즈유자동차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알파드와 시에나는 국내에서 각각 923대, 999대 판매됐다. 2023년에는 각각 502대, 1659대 판매하며 격차가 세 배 이상이었지만, 불과 1년 만에 알파드가 시에나를 거의 다 따라잡은 것이다.

혼다도 1994년 이후 30년 넘게 이어온 오디세이 라인업의 새 모델인 ‘2025년형 뉴 오디세이’를 지난달 말 공식 출시했다. 뒷좌석 상단에 12.8인치 모니터를 장착해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스마트폰, 태블릿 등 외부 기기를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인터넷만 연결하면 유튜브나 OTT 콘텐츠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렉서스는 의전용 법인차로 인기가 높은 미니밴 LM 시리즈의 신형 모델인 ‘The All-New LM 500h’를 작년 7월 국내에 선보이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현대차는 작년 2월 하이브리드를 적용한 스타리아를 처음 공개했다. 연비가 리터당 최고 13㎞, 출력도 최고 245마력에 달해 ‘미니밴답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작년 10월에는 기아가 ‘더 2025 카니발’을 공개하며 미니밴 라인업을 대폭 강화했다. 조향 제어 기능을 보강한 ‘차로 유지 보조(LFA) 2’를 탑재했고, 스티어링 휠(운전대)에 정전식 센서를 추가해 안전 기능을 강화했다.

◇올해도 성장 전망

PBV(목적 맞춤형 차량)의 등장과 인포테인먼트 고급화 등에 힘입어 국내 미니밴 시장은 올해 크게 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기아는 올 하반기 중으로 PBV 첫 모델인 ‘더 기아 PV5’를 내세워 PBV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승객들이 탑승할 수 있는 ‘패신저’, 2열부터 짐칸으로 활용할 수 있는 ‘카고’, 고객의 세분화된 요구 사항을 반영하는 ‘컨버전’ 모델 등으로 나눠서 출시된다. 기아 관계자는 “PV5는 PBV 라인업의 첫 모델로, 고객 사용 목적에 맞게 차량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중형 PBV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기존에 주로 활용되던 비즈니스 용도 외에도 여행과 레저 수요가 크게 늘면서 PBV를 비롯한 미니밴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캠핑이나 차박을 즐기려는 고객 중에서도 SUV보다 적재 공간이 넉넉하고 픽업이나 미니 트럭에 부담을 느끼는 이들이 결국 미니밴 시장으로 모여들고 있다”고 말했다.

[조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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