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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산불 진화 '장기화'…강풍 예보에 피해 확산 우려 (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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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의성·울주 등 5개 지역 야간 진화 작업

'사망 4명' 산청 산불…900년 은행나무·운람사 등 시설 피해

23일 오후 어둠이 짙게 깔린 경북 의성군 의성읍 업리 동사곡지(저수지) 뒤편 야산에 거대한 산불이 확산하고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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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뉴스1) 강미영 김세은 서충섭 유재규 장용석 정진욱 기자 = 전국에서 대형산불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불면서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23일 산림청 실시간산불정보에 따르면 이날 오후 10시 기준 전국 5개 지역에서 산불 진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14곳은 진화가 완료됐다.

산림 당국은 경남 산청과 경북 의성, 울산 울주에 최고 대응 단계인 '산불 3단계'를 발령하고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이 맞물리면서 진화가 녹록지 않은 가운데 다른 지역에서도 동시에 산불이 발생하면서 장비와 인력 배치의 어려움도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일몰 전 주불 진화를 끝내지 못한 데다 강풍 예보까지 겹치면서 진압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시설물 피해 예방을 중심으로 인력을 배치해 야간 진화에 집중하고 있다.

'사망 4명' 산청 산불 사흘째 진화율 71%…김해·함양서도 불

경남에서는 사흘째 산청 산불 진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인근 하동 옥종면 야산으로 불이 옮겨붙었다. 이 불로 경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900년 '두양리 은행나무'가 전소됐다.

오후 9시 기준 산청 산불 진화율은 71%다. 총 화선은 45㎞로 이 중 13㎞를 진화하고 있다. 현장에는 0.5m/s(최대풍속 8m/s)의 바람이 불고 있다.

24일부터 산불 현장에 강한 편서풍이 예고됨에 따라 당국은 경계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전날인 22일에는 산불 진화를 위해 입산한 창녕 광역진화대원과 공무원이 불길에 고립되면서 4명이 숨지고 5명이 부상을 입었다.

경남 산청 대형 산불이 사흘째로 접어든 23일 오후 산청군 단성면 일대에서 산불이 번지고 있다. 2025.3.23/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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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길이 쉽사리 잡히지 않으면서 산청지역 학교 5곳은 24일 학교장 재량 휴업 또는 등교 시간 변경 등 학사일정을 조정했다.

산불 현장 주민 589명은 동의보감촌 등으로 대피했으며 사찰과 주택 등 46개소가 전소했다.

이날 낮 함양에서는 용접 작업 중 불씨가 튀면서 불이 나 3시간 25분 만에 꺼졌다. 경찰은 60대 실화자 A 씨를 실화 혐의로 조사 중이다.

22일 김해 한림면에서 난 산불은 오후 9시 기준으로 진화율 96%를 보인다. 인근 마을회관으로 대피한 주민 148명은 귀가한 상태다.

경북 의성·울산 울주 산불 진화도 난항…강풍 예보에 긴장

경북에서는 이틀째 타고 있는 의성군을 비롯해 경주 양남면, 경산 병풍산과 홍산리 야산, 상주 모동 야산 등에서 불이 났다.

22일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오후 9시 기준 60%의 진화율을 보인다. 당국은 헬기 48대와 인력 4665명, 차량 453대를 투입했지만 주불 진화에는 실패했다.

총 화선은 101㎞로 이 중 39.8㎞를 진화하고 있다. 산불영향구역은 6078ha다.

24일 의성 지역의 예상 바람은 북서풍의 5~8m/s, 지역에 따라 최대 15m/s까지 예상되면서 관계 기관이 크게 긴장하고 있다.

이 불로 인근 주민 1554명이 대피했고 시설 94채가 불에 탔다. 불은 안평면 천등산에 위치한 천년고찰 운람사도 태웠다. 이곳에 있는 아미타삼존불과 탄생불, 신중탱화 등 문화재급 성보는 조문국 박물관으로 옮겼다.

2전날 오후 울산 울주 온산읍 운화리 임야에서 산불이 발생해 23일 현재 진화율 70%를 보이고 있다.(울산소방본부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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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 온양읍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의 영향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오후 9시 기준 72%의 진화율을 보인다. 총 화선은 13.8㎞로 이 중 3.9㎞를 진화하고 있다. 산불영향구역은 약 192ha다.

앞서 당국은 이날 오전 9시 '산불 3단계'를 발령하고 오후 3시쯤 주불을 진화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오후부터 6~7m/s 이상의 강한 바람이 불면서 진화율이 제자리걸음이다.

이날 진화 작업 중 공무원 3명이 발목을 다치거나 얼굴, 머리 부위 열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산불이 인근 마을까지 번질 우려가 커지면서 인근 6개 마을 주민 867명에게는 추가 대피령을 내렸다. 이 가운데 128명이 인근 경로당과 숙박시설 등으로 대피했다.

'대응 2단계' 옥천 산불 8시간 만에 진화…전국 곳곳 불길 잇따라

산불은 충북으로까지 확산했다. 옥천군에서는 이날 연이어 산불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 13분쯤 옥천군 동이면 남곡리에서 난 산불은 30분 만에 큰불을 잡았다.

이어 오전 11시 53분쯤 청성면 조천리에서 불이 났다. 산림청은 신속한 진화를 위해 이곳에 '산불 2단계'를 발령하고 오후 8시쯤 주불을 진화했다.

이 불이 인근 영동군 용산면으로 옮겨붙으면서 한때 경부선 고속도로 옥천 금강IC~영동IC 구간 상행선이 차단되기도 했다.

이 불로 주민 1명이 손에 화상을 입고 치료받고 있으며 대피 주민 10명은 귀가했다. 산림 당국은 화재 원인을 쓰레기 소각으로 추정하고 정확한 원인과 피해 면적을 조사하고 있다.

경기와 인천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오전 11시 51분쯤 경기 가평군 가평읍 인근 야산에서도 불이나 발생 25분 만에 껐다. 이날 오후 2시 41분쯤 경기도 파주시에서 난 산불은 발생 58분 만에 꺼졌다.

오전 10시 42분쯤 인천시 서구 금산에서 난 불은 1시간여 만에 불길이 잡혔다.

광주·전남 곳곳에서도 산불이 잇따랐다. 이날 오후 3시 10분쯤 고흥군 거금도 해안 인근 야산에서 불이 나 50분 만에 꺼졌다. 앞서 오전 11시 31분쯤에는 전남 나주시 운곡동의 한 언덕에서 불이 났다.

이처럼 산불이 전국적으로 확산하자 산림청은 충청·호남·영남 지역의 산불재난 국가위기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수도권과 강원 지역은 '경계'로 높였다.

정부는 경북·경남·울산 지역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26억 원을, 산청군엔 재난구호사업비 5000만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고온 건조한 날씨로 전국적으로 산불이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강한 바람으로 대형산불로의 확산 위험이 높은 상황이니 불씨 관리를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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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k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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