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불법성 인정되면 尹에도 적용 가능성
尹 계엄 이유로 드는 '탄핵 남발' 주장도 유사
"형법 성립 여부 안 따져" 논란 언급될 수도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달 1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1차 변론기일에서 발언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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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로는 헌정사 처음으로 탄핵소추된 한덕수 총리 선고 결과가 24일 나온다. 소추 사유와 변론 방식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 맞닿아 있어, 파면 여부 못지않게 세부 결정 내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24일 오전 10시 대심판정에서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연다. 지난달 19일 1차 기일을 끝으로 변론이 종결된 지 33일 만이다. 8인 재판관 중 6명 이상이 인용 의견을 내면 한 총리는 파면되지만 기각·각하될 경우 즉시 복귀하게 된다.
소추 사유는 크게 5가지다. 지난해 12월 27일 국회는 ①12·3 계엄 관련 내란 공모 ②국회 몫 재판관 임명 거부 ③내란 상설특검 임명 회피 ④여당과 공동 국정운영 시도 ⑤윤석열 대통령 부부 특검법 거부 등을 문제 삼아 대통령 권한대행이던 한 총리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켰다.
윤 대통령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사유는 ①번이다. 국회 측은 "한 총리가 계엄의 위헌·위법성을 알면서도 국무회의를 소집하는 등 윤 대통령 내란 행위를 공모 또는 묵인·방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2·3 계엄의 불법성을 전제로 윤 대통령을 내란 행위 정점으로 지목한 셈이다.
실제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의 탄핵 사건에서 헌재는 소추 배경인 '부실 수사' 의혹 검증을 시도했다. 당시 국회 주장의 핵심은 "이 지검장이 도이치모터스 재판에서 드러난 김건희 여사 유죄 증거를 알면서도 불기소를 지휘했다"는 것으로, 수사 자체가 부당했다는 인식이 깔려 있었다.
헌재는 이에 검찰에 수사기록 송부를 촉탁하는 등 나름대로 추가 수사 필요성 여부를 판단하려고 했다. 다만 검찰이 회신을 거부하자 "수사가 적절히 이뤄지도록 지휘·감독했는지 다소 의문이 있지만, 재량을 남용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선에서 마무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11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최종의견을 진술하고 있다. 헌법재판소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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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소추권 남용'에 대한 판단이 나올지도 관심사다. 한 총리 측은 변론 과정에서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및 이 지검장과 마찬가지로 "국회가 탄핵을 남발했다"고 주장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계엄 선포 배경으로 "거대 야당이 선동성 탄핵으로 국헌을 문란하게 하고 있다"는 이유를 댔다.
윤 대통령 측이 문제 삼아온 '내란죄 철회' 논란이 한 총리 사건에서 언급될 수도 있다. 앞서 국회는 윤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계엄 위반 행위가 내란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은 철회하겠다"고 밝힌 후, 한 총리 사건에서도 "형법(내란죄) 위반 성립 여부는 따지지 않겠다"고 입장을 정리했다.
윤 대통령 측은 이에 "핵심 소추 사유가 변경됐으므로 청구 자체가 각하돼야 한다"고 헌재를 압박했다. 다만 한 총리 탄핵소추안에선 국회가 명시적으로 내란죄를 언급한 적이 없어, 중요 쟁점으로 취급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다원 기자 da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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