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尹 탄핵 선고에 부정 시그널" 우려
이번 주 넘겨 4월로 넘어갈 가능성도
마은혁 임명 촉구, 한덕수 재탄핵 시사
의원직 총사퇴, 지도부 단식 주장까지
"애당초 기각은 예상했지만, 헌법재판관들 의견이 네 갈래로 갈라진 부분이 유독 마음에 걸린다."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
25일 서울 광화문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농성장 천막이 강풍으로 쓰러져 관계자가 다시 세우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탄핵 기각 이후 더불어민주당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가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한 대행 탄핵 선고에서 8명의 헌법재판관들의 의견이 제각각 분출된 모습이 사분오열로 갈라진 헌법재판소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당장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지연 배경을 두고 "만장일치로 의견을 모으는 과정 아니겠느냐"고 인내해왔던 민주당 입장에선 '이토록 다양한 헌재의 스펙트럼'은 걱정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러다 윤 대통령 선고가 이번 주를 넘겨 4월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 속에 민주당에선 '한덕수 재탄핵' '의원직 총사퇴' 등 극단적인 투쟁 방안이 앞다퉈 거론되지만, 헌재 선고를 앞당길 수 있는 뾰족한 대책이 부재한 상황에서 불안감만 극에 달하는 모습이다.
민주당이 한 대행 선고에서 놀랐던 건 '기각' 때문만은 아니었다. '5(기각)대 2(각하)대 1(인용)'로 갈린 헌법재판관들의 이견에 더 당황했다는 후문이다. 애당초 '한덕수 탄핵 인용'을 기대하지 않았다는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25일 "기각 6명에 각하 2명도 아니고, 인용 1명·기각4명·완전 기각 1명, 각하 2명으로 갈렸다"며 "윤 대통령 탄핵 선고에 좋은 시그널은 아니다"라고 우려했다. 심지어 "이대로면 윤 대통령 기각도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라며 '기각'을 거론하는 목소리까지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 탄핵을 두고 국가적 분열이 큰 상황에서 헌재 역시 만장일치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세간의 믿음이 한 대행 기각 선고에서 이미 깨졌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선 "상황이 너무 수상하고 이해할 수 없는 전개"라며 "헌재가 원칙을 깨고 선고일자를 미뤄온 과정에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김민석 최고위원)며 '선고 지연 배후론'까지 제기됐다.
조급해진 민주당은 더욱 강경해졌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한 대행을 향해 "헌법재판소의 결정 취지대로, 오늘 당장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총리가 즉시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파면 사유에 해당한다는 뜻"이라고도 못 박았다. 한 대행이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지 하루 만에 '재탄핵' 카드를 꺼내들며 압박에 나선 것이다.
박찬대(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인근 천막당사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발언하고 있다. 홍인기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 대통령 탄핵 선고 결과를 두고 극단적 대책들도 쏟아져 나왔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이미 '의원직 총사퇴론'을 거론한 가운데, 김용민 의원도 "만약 윤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선고되고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면 국회도 책임을 같이 묻는 차원에서 총선과 대선을 같이 치르는 것은 가능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윤 대통령 파면을 촉구하는 배수진 차원이지만, 국가적 혼란을 배로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을 촉구하는 압박 대책이 마구잡이로 쏟아지고 있지만 돌파구는 마땅치 않다. 매일 여의도에서 광화문까지 도보행진에, 천막당사까지 친 민주당에선 장외투쟁 동력을 높이기 위해 지도부 단식 아이디어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미 장외투쟁이 장기화되면서 꺼낼 수 있는 카드를 대부분 쓴 상황"이라며 "당내 반발, 중도층 이탈 부담에 더 센 카드를 쓰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 재선 의원은 "민주당 170명 의원들이 헌재 입만 바라보고 있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