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시민들이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인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의 체포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시위대를 진압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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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대항마로 꼽히는 야권 인사가 체포된 뒤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가 거세지고 있다. 당국이 시위 금지령을 내리고 최루탄과 물대포를 쏘며 강경 진압하고 있으나, 시위는 오히려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2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 꼽히는 에크렘 이마모을루 이스탄불 시장(54)이 지난 19일 체포된 뒤 이스탄불에서 시작된 시위는 사흘 만에 전국 81개 주 가운데 55개 주로 확산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이 속한 제1야당 공화인민당(CHP)은 이스탄불에서만 30만명이 시위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3년 이후 약 12년 만에 튀르키예에서 열린 최대 규모 시위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당국은 이마모을루 시장이 체포된 당일부터 나흘간 집회 및 시위를 금지하는 한편 최루탄과 물대포, 고무탄 등을 동원해 시위를 강경 진압하고 있다.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주요 도시에서 시위에 가담한 343명이 체포됐다. 당국은 이스탄불 시위 금지령을 26일까지 확대했다. 앙카라와 이즈미르에서도 시위 금지령이 5일 연장됐다.
이틀간 경찰에서 조사를 받은 이마모을루 시장은 이날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법원으로 이송됐다. 검찰은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에 지지자들이 모여들자 당국은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인근 역의 지하철 운행을 중단했다.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시위에서 경찰이 최루탄을 발사하자 근처에 있던 커플이 부둥켜안고 있다. AF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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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모을루 시장은 혐의를 모두 부인하며 자신에 대한 수사가 에르도안 정부의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성명을 내고 “부도덕하고 근거 없는 혐의는 내 평판과 신뢰를 깎아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자신에 대한 수사가 “튀르키예의 국제적 명성을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국민들의 정의감과 경제에 대한 신뢰도 산산조각 냈다”고 비판했다.
이마모을루 시장은 테러 조직으로 지정된 쿠르드족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원하고 협력한 혐의, 지난해 3월 지방선거 과정에서 사업가들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체포됐다.
2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시위에서 경찰이 최루액을 발사하며 시위를 진압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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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이 참패한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이마모을루 시장은 차기 대선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22년 장기 집권을 끝낼 유력한 대항마로 꼽혀 왔다. 그가 CHP의 대선 경선 후보 선출을 불과 나흘 앞두고 체포되며 대통령의 ‘정적 제거’를 위한 표적 수사 아니냐는 의혹이 거세게 일고 있다.
CHP는 이마모을루 시장의 체포에도 23일 대의원 150만명이 참여하는 당내 경선을 예정대로 치르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CHP는 시민들에게도 선거에 참여해 이마모을루 시장에 대한 연대의 뜻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이마모을루 시장도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그들은 여러분과 여러분의 민주적 투표권을 매우 두려워한다”면서 투표함을 보호해 달라고 요청했다.
☞ 튀르키예 ‘에르도안 대항마’ 체포에 정국 혼란…시위 확산
https://www.khan.co.kr/article/202503201440011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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