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너흰 개야" 법원 난동, 삭발 릴레이에 계란 투척까지…갈라진 대한민국

0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홍윤오 국민의힘 수원시을 당협위원장(왼쪽)와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각각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각하와 즉시 파면 촉구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22일 기준 109일이 지났다. 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에서 여론이 양극단으로 분열되면서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진다.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 윤 대통령 지지자 분신 사건 등으로 시민이 다치거나 숨지는 일까지 벌어졌다. 다음 주 헌법재판소의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가능성이 커지면서 이번 주말 탄핵 찬반 집회가 극에 달할 전망이다.


헌정사상 최초 '대통령 구속'… 대통령 지지자들의 법원 습격

지난 1월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서울 서부지법에 지지자들이 진입해 소화기를 뿌리며 난동을 부리고 있다. /사진=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서부지법은 지난 1월19일 새벽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받는 윤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에 구속영장이 발부된 순간이었다. 서부지법 주변 시위자들은 구속 사실에 분개하며 법원을 습격했다. 법원 내에서 불법 폭력 시위가 벌어진 것도 처음 있는 일이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제출받은 공소장에 따르면 당시 난동 사태 피의자들은 경찰과 취재진을 폭행하고 "밟아 이 개XX야" "너희들은 개야, 짖으라면 짖고 물라면 무는 개" 등 모욕을 퍼부었다. 재산 피해도 상당했다.

현재 서부지법 난동 가담자 63명은 지난 10일부터 서부지법에서 재판받고 있다. 피고인이 워낙 많아 재판부는 23명·20명·20명으로 세 번에 걸쳐 첫 공판을 열었다.

일부 피고인은 범죄 혐의에 대해 인정하고 반성하는 듯했으나 대부분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거나 일부 혐의에 대해 부당함을 피력했다. 이들에 대한 재판은 오는 24일과 26일 나눠 진행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이 집행된 지난 1월15일 오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있는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부근에서 남성 1명이 분신을 시도해 경찰과 소방이 현장조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분신 등 극단적인 방법으로 분노를 표출한 이들도 있었다. 현재까지 2명이 분신해 목숨을 잃었다.

70대 대통령 지지자는 중구 도시건축전시관 옥상에서 지난 7일 오전 분신을 시도, 12일 뒤 병원 치료 중 사망했다. 그는 옥상에서 민주당과 헌재를 비판하고 윤 대통령을 응원하는 문구가 담긴 유인물을 뿌리면서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 60대 남성은 고위공직자 범죄수사처(공수처) 인근 잔디밭에서 1월15일 윤 대통령에 대한 체포에 화가 나 분신을 시도했다.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도 분신 시도한 이력이 있는 해당 남성은 같은 달 20일 결국 숨졌다.

대통령 검찰 수사에 불만을 품은 50대 남성이 지난달 24일 서초구 대법원 건물 앞에서 분신하겠다며 소동을 벌여 경찰에 체포된 일도 있었다.


탄찬 모두 집회 '과열'…단식·삭발 릴레이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앞에서 열린 3.19 민주주의 수호의날에서 시민들이 '내란을 멈추는 한끼단식'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탄핵 정국에 들어선 이래로 헌재가 위치한 종로구 일대는 과열 양상을 보인다. 광화문 경복궁 일대로는 탄핵 찬성 측이, 안국역 주변은 탄핵 반대 진영이 연일 집회·시위를 벌이면서다.

탄핵 촉구를 요구 중인 야권과 시민들은 경복궁 앞에서 단식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 탄핵 국회의원 연대 소속 위성곤, 민형배, 박수현, 김준혁 민주당 의원과 윤종오 진보당 의원은 지난 11일부터 단식농성을 벌였다. 민 의원과 위 의원은 각각 지난 18일과 21일 건강 악화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이날로 14일째 광화문에서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

시민들은 지난 19일 같은 장소에서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비상행동) 주최로 열린 '내란을 멈추는 한 끼 단식'에 참여했다.

조국혁신당은 지난 주말 광화문 이순신 동상 앞에서부터 헌재까지 1.6㎞ 삼보일배를 진행했다. 20일 윤석열 퇴진 전국 대학생 시국회의(시국회의)도 전날 대학생들을 주축으로 헌재까지 삼보일배를 실시했다.

전국적으로는 릴레이 삭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박홍배 등 3명의 민주당 초선의원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삭발식을 가졌다. 나영민 경북 김천시의장은 지난 14일 오전 김천시청 앞에서 탄핵 반대를 위해 삭발했다. 이날 헌재 앞에서는 탄핵 기각을 요구하는 중·고등학생 삭발식이 예정됐으나 석동현 변호사와 일부 시민의 의견으로 불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신속파면 촉구 기자회견 도중 탄핵 반대 시위자가 던진 계란을 맞은 뒤 손수건을 들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20일 헌재 앞에서 탄핵 찬성 기자회견 도중 날계란을 맞았다. 달걀에 맞은 백 의원은 내용물을 닦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이에 분개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경찰청을 항의 방문했고, 이호영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사과에 나섰다. 경찰은 수사전담팀을 구성해 수사에 착수했다. 아직 계란을 던진 피의자를 추적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같은 날 이재정 민주당 의원도 헌재 앞에서 60대 남성으로부터 폭행당했다. 이 의원은 오후 6시쯤 헌재 앞을 지나던 중 남성으로부터 오른쪽 허벅지를 차였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해당 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입건 전 조사(내사)에 착수했다.

이번 주말에도 찬반 진영은 총집결한다. 이날 탄핵 반대 진영인 자유통일당은 광화문에서, 세이브코리아는 여의대로에서 대규모 집회를 개최한다. 탄핵 찬성 진영인 퇴진비상행동은 경복궁역과 안국역 사이에서 집회를 연다.

민수정 기자 crystal@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