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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2개월 남은 임기, 이복현의 마지막 업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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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홈플러스 사태 대응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해 본격적인 검사와 조사에 착수했다. TF에는 불공정거래조사반·검사반·회계감리반·금융안정지원반 등 4개반에서 조사·법률·회계·IT 전문가들을 투입했다. 홈플러스 채권 사기발행부터 증권사의 불완전판매, 국민연금 등 LP(기관투자자) 이익침해, 회계처리기준 위반 의혹까지 들여다본다. 위법행위를 모두 살펴본다는 의미로, 그야말로 전방위 조사다.

이미 TF를 구성하자마자 킥오프 회의를 개최하고 MBK파트너스에 대한 검사에 착수했다. 기업어음(CP)·전자단기사채(전단채) 등 발행·판매 관련 불공정거래 조사도 개시했다. 지난 20일에는 회계처리기준 위반 의혹을 확인하기 위한 회계심사에도 나섰다. 신영증권과 신용평가사 2개사에 대한 검사는 지난 13일부터 진행 중이다.

전방위 조사는 이번 사태의 핵심인 홈플러스의 대주주 MBK파트너스를 정조준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때부터 MBK파트너스는 요주의 대상이었다. MBK가 참전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공개매수 가격경쟁이 과열됐고, 이는 주가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 금감원은 주가 형성에 부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행위는 불공정거래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며 경고했지만 엄포에 그쳤다. 개인투자자 피해가 나타나지 않았고 불법행위로 판단할 만한 근거가 약했다. 감독당국이 시장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비판도 신경써야 했다.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는 다르다. 국민적 관심 사안으로 떠올랐을 뿐 아니라 소상공인, 홈플러스 근로자, 개인투자자까지 일반인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도 감독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했다. MBK파트너스를 정조준할 수 있는 기회다.

홈플러스 대응 TF는 이 원장의 임기 막바지인 5월31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홈플러스 사태는 그의 마지막 업적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결론을 내겠다는 계획이다.

이 원장 임기는 오는 6월6일까지로 2개월 남짓 남았다. 3년 임기를 꽉 채운 몇 안 되는 수장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윤증현(2004~2007년)·김종창(2008~2011년)·윤석현(2018~2021년) 전 금감원장 이후 네번째다.

그는 임기 마지막 날까지 일하겠다는 각오를 드러낸다. 홈플러스 사태 대응뿐만 아니라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도 임기 내 마무리 짓겠다고 약속했다. 상법개정에 대해서도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등 여전히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임기 마지막 날까지 일한 수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마지막 업무에 대한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1999년 금감원 출범 이후 첫 검찰 출신인 이 원장에 대한 '평가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머니투데이



방윤영 기자 by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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