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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2 (토)

반도체법 진전 없을까…산업계도 주목한 이재용·이재명 첫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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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회장, 20일 싸피 멀티캠퍼스서 이재명 대표와 회동
'반도체특별법 논의할까' 산업계도 주목…민주 "별도 논의 없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싸피 멀티캠퍼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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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강남구=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0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의 공식 회동은 이번이 처음으로, 반도체특별법 등 기업들의 향후 성장 전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현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산업계도 이번 두 사람의 만남에 큰 관심을 쏟았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전 9시 50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청년소프트웨어아카데미(SSAFY·싸피) 멀티캠퍼스에 도착해 이재명 대표를 맞았다. 10시쯤 대면한 두 사람은 1층 로비에서 악수로 반갑게 인사를 나눈 후 행사 장소로 이동했다. 취재진을 향해 별도 언급은 없었다.

이후 이재용 회장과 이재명 대표는 강의실을 찾아 교육생들을 격려했고, 10분간 비공개 면담을 했다. 산업계가 두 사람의 만남에 주목한 이유도 해당 비공개 면담을 통해 여러 경제 현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돼서다. 특히 반도체특별법 논의에 진전이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반도체특별법을) 포함해 다양한 경제 현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반도체특별법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부 인프라 지원과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다. 산업계는 반도체특별법에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조항을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 연구개발 특성을 충분히 반영할 수 있는 탄력적인 근로 시간 운영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현재 여야 입장 차이로 인해 입법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재용 회장과 이재명 대표의 만남은 반도체특별법 등 반도체 관련 현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사진은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반도체 공장 내부.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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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정부는 반도체특별법의 계류가 이어지자, 특별연장근로 인가 제도 보완안을 통해 주 64시간까지 연장 근로가 가능하게 했다. 그러나 산업계에서는 이러한 조치가 충분치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종명 대한상의 산업혁신본부장은 "특별연장근로 확대가 반도체 연구개발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의 하나라는 점에서 환영한다"며 "다만 반도체특별법에서 근로 시간 유연성을 적용함으로써 반도체 산업의 근본적인 경쟁력을 제고하고 젊은 연구 인력들이 자율적으로 역량을 키워 나갈 수 있도록 조속한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반도체특별법의 조속한 제정과 근로 시간 제도 유연화를 위한 근로기준법 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만남에서 반도체특별법과 관련한 구체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취재진에게 "반도체특별법, 상법개정안 등에 대해 별도 논의가 없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산업계는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될 만한 환경 조성 등과 관련해 이재용 회장과 이재명 대표가 공감대를 이뤘을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반도체특별법 정책 토론회 등에서 "예외 규정 적용을 검토해 볼 수 있다"고 밝히며 입장 변화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이날 행사에서는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돼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산다"며 재차 '친기업' 행보에 힘을 실었다.

이재용 회장과 이재명 대표가 싸피 교육생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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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재용 회장과 이재명 대표는 청년 취업 지원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표는 비공개 면담 전 이재용 회장에게 "모두를 위한 삼성이 되시기를, 경제 성장에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견인차 역할을 잘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며 "삼성이 청년을 위한 각별한 배려를 해주신 점도 감사하다. 요즘 우리가 살아온 시대와는 다르게 청년들이 기회를 찾기 어렵다. 청년들이 기회를 찾는 새로운 길을 삼성이 역량을 쏟아서 열어주고 계신 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재용 회장은 "싸피를 우리 사회와의 동행이라는 이름 아래,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년들을 위해 사회공헌을 떠나 우리 미래에 투자한다는 믿음으로 지금까지 끌고 왔다"며 "대한민국 미래, 또 AI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청년들을 찾아주셔서 감사하다. 기를 많이 받을 것 같다"고 밝혔다.

한편, 싸피는 삼성이 지난 2018년 발표한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의 일환으로 만들어졌다. 국내 정보기술(IT) 생태계 저변을 넓히고 청년 취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삼성의 대표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현재 서울, 대전, 광주, 구미, 부울경 캠퍼스에서 실전에 즉시 투입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SW 개발자를 양성하고 있다.

'동행 철학'을 실천하고 있는 이재용 회장은 수차례 캠퍼스를 직접 방문할 정도로 그간 싸피에 각별한 관심을 쏟아왔다. 지난 2019년 광주 캠퍼스 방문 당시에는 "더 큰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다 같이 도전하자"고 교육생들을 격려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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