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버드대 졸업생들이 지난해 5월 23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인근 케임브리지 교내에서 동료 학생 13명이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로 졸업을 하지 못하게 되자 항의 시위를 하고 있다. 하버드대를 비롯한 미 명문대들은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로 동문들의 기부가 끊기자 졸업생 구성을 다양화하기 위해 장학금을 대폭 확대하면서 중산층에 문을 열고 있다. AP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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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하버드대가 장학금을 확대하고 있다.
연소득이 20만달러(약 2억8900만원) 이하 가정 출신 학생들에게는 수업료를 면제하고, 10만달러(약 1억4400만원) 이하 가정의 학생들은 수업료, 생활비 등을 지원하는 등 장학금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연소득이 20만달러를 넘는 가정의 학생들도 장학금을 신청할 수 있다. 그 집에 동시에 대학에 다니는 자녀가 다수이거나 가계 부채가 일정 기준을 넘어서면 장학금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돈이 없어도 하버드가 원하는 자질을 갖추면 하버드대를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중산층을 끌어들여 학생들의 구성을 다양하게 하고, 최고 엘리트들만 간다는 비판을 일부 잠재우기 위한 것이다.
스탠퍼드, 프린스턴, 텍사스주립대(University of Texas) 등이 연소득 10만달러 안팎인 가정 출신 학생들에게도 수업료 면제 등 장학금 일부를 제공하고 있다.
대학들의 장학금 확대는 지난해 가을 신학기부터 봇물을 이루고 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펜실베이니아대가 각각 수업료 면제 기준을 연소득 20만달러 이하 가정으로 확대하는 등 각 대학의 장학금 프로그램이 대거 확대됐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서 이스라엘 편만 드는 미국의 정책에 항의하는 대학생들의 시위로 하버드를 비롯한 엘리트 대학들은 대중과 정치권으로부터 압박을 받았다.
졸업생들은 기부금을 중단했고, 자녀들을 모교에 보내는 것을 재고했다.
심지어 일부 고용주들은 아이비리그 출신들을 면접에서 떨어뜨리기도 했다.
고소득 상류층 졸업생들의 외면 속에서 아이비리그 명문대들이 동창생 외연을 중산층으로 확대하는 것이 절실해지면서 장학금을 늘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학 진학 컨설팅 업체 아이비링크 창업자 애덤 응우옌은 하버드 같은 명문대 장학금 확대는 “많은 가정에 사회경제적 사다리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면서 명문대들은 아울러 “이전에 갖지 못했던 네트워크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금 확대로 중산층 가계는 고소득 상류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계층 사다리를 갖게 되고, 명문대는 동창생 네트워크를 중산층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하버드대는 올해 가을 신학기부터 입학생 가계 연소득이 10만달러 이하일 경우 수업료, 기숙사비 등을 면제하기로 했다. 기존 8만5000달러 기준을 상향 조정했다.
이들은 아울러 방학 기간 집에 다녀오는 여행 경비, 겨울철 방한 장비 등도 지급받게 된다.
또 연소득 20만달러 이하 가계 학생들도 수업료를 면제받고, 생활비 지원도 신청할 수 있다.
집의 연소득이 20만달러가 넘는 학생들 역시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장학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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