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시장 변동성 등을 이유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AFP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미국 소비자들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적인 관세 정책과 커지는 시장 변동성의 영향으로 지출을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적인 경기 침체를 배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소비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와 시장 변동성이 세계 최대 경제 대국의 주요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위험을 초래하면서 소비 심리가 하락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장 트래픽 분석 제공업체인 리테일넥스트(RetailNext)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내림세를 보인 ‘미국에 있는 매장 방문객 수’는 전년 대비 4.3% 감소(이달 초 기준)했다. 소매 데이터 분석 기업 플레이서닷에이아이(Placer.ai)는 소비자들의 최근 몇 주 동안 월마트(Walmart), 타겟(Target), 베스트바이(Best Buy) 등 대형 할인점 방문 횟수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반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이런 매장에 대한 방문이 줄고 있다는 것은 평범한 소비자가 지갑을 닫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마켓 리서치 조사 기관인 서카나(Circana)에 따르면 소비자가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구매하는 제품을 의미하는 ‘재량 소비재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 감소해 2월에 이어 연속 내림세를 보였다. 미국 패스트푸드 레스토랑 방문객 수 하락, 여행객들의 지출 축소로 미국의 4대 주요 항공사들이 여행 수요 감소를 경고했다는 보고서도 나오고 있다. 서카나의 수석 애널리스트 마셜 코헨은 “소비자들은 트럼프 정부의 정책 등 다양한 요소들로 혼란을 겪고 있다”며 “일단은 이 상황을 견디고 지켜보면서 어떻게 될지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가 지난 9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관세 정책과 관련해 경기침체 우려에 대해 “(이런 일에는) 과도기가 있다”고 하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는 것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일으킨 요소로 꼽힌다.
지난 14일 미국 미시간대가 발표한 3월 소비자심리지수(예비치)에서도 바짝 움츠러든 소비자들의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났다. 이 지수는 미국 소비자들의 경제에 대한 심리(자신감) 상태를 측정하는 경제 지표다. 3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3월 57.9로 2년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2월에는 64.7을 기록한 바 있다. 소비자들이 움츠리는 이유는 향후 물가상승률이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하기 때문이다. 향후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4.9%로 2월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크게 상승했다. 5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연 3.9%로 2월(3.5%) 대비 0.4%포인트 상승해, 1993년 이후 32년 만에 가장 큰 월간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 지수를 담당하는 미시간대 조안 슈 디렉터는 “경제정책의 잦은 변동은 개인의 정책 선호도와 관계없이 소비자들의 미래 계획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있다고 했다.
-
국제퀴즈 풀고 선물도 받으세요! ☞ https://www.chosun.com/members-event/?mec=n_quiz
[뉴욕=윤주헌 특파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