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금융·기업은행 등 거론되나 가능성 희박
노조 여전히 고용승계 없는 'P&A' 인수 강하게 반대
보험계약 재매입도 가능성 낮아…청산·파산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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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하면서 MG손해보험이 다시 인수합병(M&A) 시장에 나왔다. 금융당국은 소비자 계약 보호 차원에서 빠르게 다른 원매자가 나타나길 기대하는 눈치다. 하지만 매각 장기화로 건전성이 급격히 떨어진 MG손보를 원하는 기업은 많지 않아 보인다. 상황에 따라 청산이나 다른 보험사로 계약을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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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매물로 나온 MG손보…매수 후보군은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메리츠화재는 지난 13일 MG손보 인수를 포기했다. 지난해 12월 MG손보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약 3개월 만이다. MG손보 노동조합의 반대로 실사조차 해보지 못했다. 노조가 고용승계 의무가 없는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의 인수에 강하게 반대하며 자료제출 요구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2023년부터 현재까지 5차례의 매각 무산으로 MG손보는 또다시 매수자를 기다려야 하는 처지가 됐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한국투자금융지주가 그나마 가능성 있는 매수 후보자로 거론된다. 금융지주사 중 거의 유일하게 보험 포트폴리오가 없기 때문이다. 한투금융은 현재 자회사로 증권·저축은행·캐피털·부동산신탁사 등을 보유 중이다.
다만 한투금융은 손해보험사보다 생명보험사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2023년 한화생명의 법인보험대리점(GA) 자회사인 한화생명금융서비스에 1000억원을 투자하며 보험업 진출의 신호탄을 쐈다. 같은 해 KDB생명과 ABL생명이 매물로 나왔을 때와 지난해 동양생명·ABL생명 인수전이 열렸을 때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해가기도 했다.
노조는 여전히 '고용승계' 방식 인수 요구…청산·파산 수순 밟나
MG손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자본총계가 -184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같은 기간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은 43.37%로 법정 기준(100%)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MG손보를 인수하더라도 정상화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추가 투입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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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노조는 여전히 P&A가 아닌 고용승계가 보장되는 인수합병(M&A)을 원하고 있어 매각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들은 이날 오전 예금보험공사 앞에서 MG손보 재매각을 촉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전국사무금융노조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노조가 만나 모든 의제에 대해 논의하는 MG손보 정상매각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할 계획"이라며 "인수 의향자가 오롯이 회사를 평가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협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른 시일 내 MG손보 인수가 재추진되지 않으면 방법은 청산·파산이나 보험계약 재매입 등만 남는다. 청산·파산으로 진행하면 124만명이 가입한 보험계약은 강제 해약된다. 이 중 예금자 보호가 안 되는 5000만원 초과 계약은 손실이 불가피하다. 예상 피해금액은 약 17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보험계약 재매입은 여러 보험사가 MG손보 보유계약을 나눠 사가는 것이지만 가능성은 낮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손실 가능성이 높은 1세대 실손보험 등 오래전에 가입한 보험계약을 가져오고 싶어하는 보험사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보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논의 후 MG손보 정리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매각절차가 지연되면서 MG손보의 건전성지표 등 경영환경이 지속적으로 악화해왔다"며 "여러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선택지가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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