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한국 과학기술계도 예외가 아니었다. 지난달 중순 참석했던 한 연구·개발(R&D) 관련 콘퍼런스에서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R&D 예산과 사업을 주관하는 부처의 주요 인사들이 모두 중국에서 자체 개발한 딥시크를 기조발언 중에 언급했다. 딥시크는 후발주자가 보여준 기술 혁신의 사례였기 때문이다. 또 한국 R&D 예산 29조6000억원의 주요 투자 영역 중 하나가 AI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중국의 역량은 AI를 국가 산업으로 공식화하고 제조업과 연계해 전략 목표를 세운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배양되기 시작됐다. 당시부터 계속 투입한 재원과 인적 자원이 성과로 나타난 것이다. 중국의 R&D 예산은 지속해서 늘어나 지난해 세계 2위에 해당하는 700조원을 돌파했는데, 이 가운데 많은 부분이 AI에 투입된다.
또한 활동 중인 전 세계 AI 개발자의 절반 정도가 중국인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며, 생성형 AI 분야의 지식재산권은 대부분 중국 업체들이 휩쓸고 있다. 현재 중국의 AI 시장은 글로벌 2위로 2020년 이후 성장률이 26.8%에 달한다. 제조업은 물론 농업, 의료, 금융 등으로 AI 응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양자, 수소, 배터리 등 첨단 기술산업의 창업을 돕기 위해 중국 정부 차원에서 200조원 규모의 펀드를 마련한다고 한다. 이러한 과학기술 분야 거대 투자와 ‘인해전술’에 어떻게 대응해 나갈 것인지 각계와 국가 차원의 총체적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미래전략실장 |
손성호 한국전기연구원 미래전략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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